[최한나의 펀드수첩]`제대로 올라타는 법`

NH-CA운용 `레버리지 펀드`..지수 상승의 1.5배 수익 추구
하락장에 신속대응 필요..당일결산 구조 이해해야
  • 등록 2011-05-09 오전 11:31:06

    수정 2011-05-09 오전 11:31:06

[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셋만 모이면 주식 얘깁니다. 나는 도대체 그동안 뭐했는지 모르겠다며 속상해 합니다. 돌아보면 올라있고 자고나면 상한가라는 스타주 하나 없습니다.   물리거나 오르거나 다들 하나쯤 갖고 있다는 그 흔한 펀드 하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좀 세게 베팅하고 싶은데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지 머리가 복잡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레버리지 펀드를 추천해드립니다. 잘 아시다시피 레버리지는 작은 투자원금을 지렛대 삼아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많이 올랐다지만 이제라도 증시에 올라타고 싶은 투자자라면 작은 금액으로 더 크게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으로 고려할 만 하지요.

우리나라에 레버리지 펀드가 등장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오래된 펀드가 아직 2년을 채우지 못했을 정도니까요. 처음 얼굴을 내민 펀드는 NH-CA자산운용의 `1.5배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입니다. 지난 2009년 6월19일 설정됐습니다.

수익률, 당연히 좋습니다. 2009년 이후 지금까지 약 2년간 코스피가 60% 가량 오를 동안 이 펀드는 110% 넘게 뛰었습니다. 레버리지 효과를 타고 높이 날아오른 셈이죠.

구조는 이렇습니다. 원본의 90% 가량은 현물 주식을 사되 나머지 10% 가량을 주가지수 선물에 투자합니다. 선물은 증거금만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레버리지 효과가 납니다.

 
  어떤 일이든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이지요. NH-CA운용에서 레버리지 펀드를 내놓게 된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우선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이전보다 낮아진 상황에야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얼핏 단순해보이지만 레버리지 펀드는 그리 간단한 상품이 아닙니다. 상품 성격과 수익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크게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상품을 만든 NH-CA운용은 자본시장법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후에야 본격적인 판매를 결심합니다. 자본시장법 이후 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규제가 한층 엄격해졌지요. 자본시장법 도입이 늦어졌다면 이 펀드 역시 출시가 미뤄졌을 겁니다.

다음은 `1.5배`로 설정된 레버리지 배수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2~4배에 이를 정도로 높은 레버리지를 내세우는 상품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가 높을수록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레버리지 배수가 높으면 지수 상승에 따라 추가로 얻는 수익이 그만큼 커지겠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배수가 올라갈수록 지수의 본래 상승률과 펀드 수익률간 오차가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인데 인덱스 움직임과 영 다른 흐름의 수익률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죠. NH-CA운용은 레버리지 효과를 내면서도 오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 최대 수준을 1.5배로 보고, 이에 맞춰 레버리지 비율을 정했습니다.

마지막은 경제성장률을 레버리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70~80년대 고성장 시대를 지나온 우리나라는 이미 저성장 선진국형 경제구조로 들어섰습니다.

이 펀드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코스피200지수는 우리나라 대표종목 200개를 담고 있지요. 즉 이 지수에 대한 레버리지는 결국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높게 반영하는 셈입니다. 둔해진 경제성장을 펀드에서나마 다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거죠.

이 펀드는 출시한 지 8개월만에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때때로 크게 출렁임이 없지 않았지만 지수가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레버리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초 펀드가 좋은 출발을 보이면서 비슷한 펀드가 많이 나왔습니다. 레버리지 배수도 1.3배에서 2.2배까지 다양해졌습니다. 국내 코스피지수 뿐 아니라 홍콩 H지수나 미국 S&P지수 등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도 등장했습니다.

레버리지 펀드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일단 하락장에서 신속하게 비중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올라갈 때 껑충 뛴다는 말은 반대로 내려갈 때 폭삭 주저앉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추세적인 하락장에서는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당일 결산`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레버리지 펀드는 매일매일 상승분에 각각 레버리지 효과를 적용하기 때문에 원본과 이자가 함께 늘어나는 복리효과를 지닙니다.

매일의 상승률에 각각 1.5배가 적용되기 때문에 1년간 누적 수익률은 지수 상승률보다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습니다. 지수가 1년간 10% 올랐다고 해서 1년간 누적 수익률이 꼭 15%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레버리지 펀드는 재테크의 주력 상품이라기보다는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편입할 수 있는 추가 상품"이라며 "전체 자산의 최대 30% 정도까지 담아둘 만 하다"고 조언합니다.

자, 지금이라도 코스피에 `세게` 베팅해볼까요?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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