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세이)성공은 마음의 평정에 있다

  • 등록 2008-12-30 오후 1:30:30

    수정 2008-12-30 오후 1:30:30

[이데일리 하태민 칼럼니스트] 대한항공이 좋아 보여서 샀다. 그런데 사자마자 재수없게도 비행기가 추락했단다. 그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순간적으로 급락하고 있다. 이 때 투자자의 반응은 어떨까?

야구에서 3할만 쳐도 강타자라고 한다. 거꾸로 말하면 열 번 중에 예닐곱번은 그냥 덕아웃으로 돌아온다는 얘기다. 그래도 강타자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연달아 세 번 정도만 성공을 해도 수익률이 놀랍다. 하지만 그러기는 참 힘들다. 우리가 주식을 사서 오르는 경우보다 내리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면 먹는 것보다 잃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 기본이다. 비올 때를 먼저 대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 출발점은 투자자의 마음이 어떠냐하는 데 있다.

만약 대한항공에 몰빵 내지 미수를 쳤다고 생각해보자. 주가가 갑자기 급락하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공포감에 휩싸인다. 지금 손해가 얼마일까 머릿 속으로 계산하기 바쁘다. 그리고 그 계산이 끝나면 앞날이 깜깜해진다. 갑자기 어두워지는 인생의 앞날에 고통스러워한다. 멍하니 단말기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 두세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고 그 속의 한 종목이라면 어떨까? 물론 속은 아프다. 손실이 계산도 된다. 하지만 견딜만하다. 공포감까지는 들지 않는다.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이성적 판단이 선다.

‘비행기의 추락은 분명 악재지만 그렇다고 대한항공이 망하지는 않는다. 망하기는커녕 일 년의 실적에 큰 영향조차 미치지 못한다. 단기 악재에 불과하며 곧 주가는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생각까지 들면 단기 급락을 이용해 물타기를 할 배짱도 생긴다.

‘내가 18,000원에 1,000주 샀는데, 지금 16,000원이니 여기서 1,000주를 물타기하면
17,000원까지 회복될 때 빠져나와야지. 어쨌거나 대한항공하고는 인연이 없나봐’

하면서 남들이 팔기에 급급하고 공포에 휩싸일 때 물타기를 할 여유까지 가지게 된다.

이 정도 수준에 이르면 거의 전문가 수준이며, 주식투자에서 크게 손해볼 수준이 아니다.

그 핵심은 ‘마음의 평정’이다. 몰빵이나 미수를 상습적으로 하면 절대 뜻밖의 위기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없다. 전문가나 초보자나 마찬가지다. 단기적으로 막대한 손실 앞에 전문가가 따로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렇듯 중요한 마음의 평정을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수적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뜻이다. 물론 대여섯 종목 이상 관리가 안될 정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자신이 효율적 관리가 가능한 수준의 포트폴리오는 반드시 필요하다. 뜻밖의 위기가 닥쳤을 때 그래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자를 내는 돈도 마찬가지다. 휴일에도 붙는 이자는 마음의 평정을 잃게한다. 시간과 싸워서 이기는 장사는 없다. 아무리 좋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시간과 싸우게 되면, 즉 미수를 낸다든지, 과도한 신용매수를 할 경우 이기기가 힘들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이성적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면 다 아는 얘기다. 여유자금으로 투자해라.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등등…

이런 얘기들이 유도하는 것이 결국 마음의 평정이다. 차가운 이성을 잃지 말아야 하며 그 뿌리는 마음의 평정이다. 주식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평상심을 유지하며 합리적이고 이성적 판단을 해야하는 것이다. 도박에서 포커페이스가 그토록 강조되고 추앙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하태민 ㈜아크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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