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내달부터 유럽공장에서 스포티지를 생산하고, 쌍용차는 SUV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네덜란드에 유럽부품센터의 문을 연다. 르노삼성은 SUV 신차인 'H45'를 내년부터 유럽시장에 내놓는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SUV 차량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의 분석으론 서유럽시장의 SUV 수요는 2004년 93만대, 2006년 11만대, 2008년 147만대, 2010년 158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현재 서유럽 SUV 시장에선 고급 모델(SUV-E)은 BMW 벤츠 랜드로버 볼보 등 고급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지만, 시장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는 준중형 모델(SUV-C)과 중형 모델(SUV-D)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메이커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 유럽기술연구소에 따르면 투싼 스포티지가 속해있는 SUV-C 세그먼트의 수요는 2004년 37만대, 2006년 44만대, 2010년 65만대 수준으로 확대되고, 쏘렌토급인 SUV-D 세그먼트는 2004년 25만대, 2006년 29만대, 2010년 53만대 등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고급 SUV 시장에 머물렀던 유럽 브랜드들이 준중형 및 중형 SUV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으며, 국내 메이커들도 유럽 SUV 시장 팽창을 놓칠 수 없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4륜 구동성능을 높이고, 충돌 안정성과 내구력(중고차 가격)을 개선한 유럽 전략형 준중형급 SUV도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기아차(000270)는 작년말까지 모든 SUV차량의 유럽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고 스포티지 쏘렌트 카니발을 앞세워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5월 중순부터는 슬로바키아공장에서 유럽형 스포티지를 생산해 유럽현지에 본격적으로 공급한다. 유럽공장에선 올해 유럽형 스포티지를 4만5000대 생산한다.
쌍용차(003620)도 서유럽에서 SUV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애프터서비스(A/S)를 강화하기 위해 금년중 네덜란드에 유럽부품센터를 설치한다. 이를 통해 올해 서유럽 SUV 수출을 작년(4만4050대)보다 29% 증가한 5만694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쌍용차의 올해 전체 수출목표인 7만5000대중 76%에 해당하며, 지난 2001년 서유럽 수출 규모인 3322대에 비해선 무려 17배나 급증한 수치이다. 쌍용차가 최근 몇 년간 유럽 SUV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르노삼성차는 준중형 SUV인 H45(코드명)를 내년부터 유럽시장에 본격적으로 수출한다. 금년말 출시되는 H45는 유럽지역에선 르노 엠블럼이 부착돼 판매된다. H45는 닛산의 X-트레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SUV 모델이 없던 르노의 입장에선 H45가 르노의 엠블럼이 부착된 첫번째 SUV 모델인 셈이다. H45는 연간 7만대 정도가 생산돼 이중 절반 이상이 유럽에서 판매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작년 5월 939대를 시작으로 작년 한 해 동안 2만5246대가 서유럽에 수출되었고, 올 1분기에만 1만9221대의 수출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동유럽 수출도 올 1분기 4099대를 기록, 작년 연간실적 4041대를 이미 넘어섰다.
GM대우 관계자는 "윈스톰이 유럽 현지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어 향후 수출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장원 기아차 중부유럽법인장은 "오스트리아 SUV 시장에선 기아차가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브랜드들이 SUV 신차를 앞다퉈 론칭하고 있다"며 "중부유럽 전체적으로도 SUV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제네바모터쇼에서 SUV 신모델이 많이 선보였 것도 소비패턴 변화에 대한 메이커들의 대응을 보여준다"며 "기아차는 SUV에 강점을 갖고 있어 이 곳 SUV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