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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edaily 좌동욱기자] 헬무트 판케 BMW그룹 회장은 현대차의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진출 전략과 관련, "불가능한 것은 없다(Nothing is impossible)"면서 "현대차만의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대차 품질에 대해서는 "최근 성과에 대해 인상적(impressive)인 느낌을 받았다"면서도 " 품질과 기술 혁신은 2~3대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판케 회장은 1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풀러툰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판케 회장은 한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과 관련, "높은 품질력을 지닌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며 "과거 1년동안 BMW내 많은 관계자들이 부품공급 계약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지만 아직까지는 성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부품공급 계약) 잠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판케 회장은 자동차 업계의 인수합병을 통한 덩치키우기 전략에 대해서도 "낮은 마진으로 많이 파는 것과 높은 마진으로 조금 파는 것은 분명히 다른 전략"이라며 "현재 BMW의 생산량은 14위에 불과하지만 매출은 7~8위, 순이익과 R&D투자는 톱3 안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판케 회장과의 일문일답.
▲현대차가 2007년 프리미엄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어떻게 보나.
-토요타가 유럽에서 최근 실시하고 있는 광고 슬러건은 `Nothing IS Impossible`(불가능은 없다)이다. 이 질문에 대한 내 대답도 `Nothing is Impossible`이다. 토요타는 지난 89년 미국에 렉서스 브랜드로 진출했다. 렉서스가 독립 프랜차이즈로 세워진 시장은 미국외에는 없으며 현재 프리미엄 브랜드로 렉서스가 성공한 시장은 미국이 유일하다. 도요타가 독립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 16년이 걸렸다는 말이다. 이 말은 현대차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독자적인 브랜드를 갖추기 위해서는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를 위해 현대차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가능하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브랜드 프로파일(특징·입장)이 필요하다. 예컨대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BMW는 다이나믹한 드라이브, 민첩하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다. 벤츠는 안전하다는 이미지가 렉서스는 `고객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이미지가 있다. 현대차만의 브랜드 프로파일이 필요하다. 남의 것을 카피해 조금 싸게 만드는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현대의 품질력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평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1년 반전 한국 현대차 공장을 방문했을 때 자동차 품질에 중점을 두는 것에 보고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다. 현대차는 수출을 위해 품질과 기술혁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는 제품의 2~3세대에서 걸쳐 이루어지는 것이며 어느날 갑지기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BMW는 한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BMW 제품공급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현재 진행상황은. 그리고 국내에 생산공장이 들어설 가능성은.
-생각만큼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BMW내 많은 담당자들이 한국을 방문했고, 지난 1년간 계약을 성사기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성과는 없다. 하지만 한국에 높은 품질력을 지난 부품회사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한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와의 계약에 대해) 잠재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한다. 분명한 점은 한국의 자동차 부품업체가 BMW 자동차와 잘 맞아야하고, 글로벌 공급업체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공장 설립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계획이 없다.
▲자동차업계에 M&A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덩치가 커야 살아남는다는 논리다. BMW의 입장은 어떤가.
-낮은 마진으로 많이 파는 것과 높은 마진으로 조금 파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전략이다. 생선장수가 한달 내내 장사하는 것과 다이아몬드 판매상이 다이아몬드 1개를 파는 것은 분명히 다른 사업전략이다. 현재 BMW 생산량은 세계 14위지만 매출은 7~8위. 순이익과 R&D투자는 3위 안에 들어간다. 10년후 어떤 자동차 회사가 몇 개나 살아남을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환경친화적 차량 개발과 관련해 자동차 업체들이 독자적인 개발전략을 펴고 있다. 일본은 하이브리드 차량, 미국은 연료전지차, 유럽은 디젤, 수소연료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세계 각 지역과 국가, 브랜드 별로 서로 다른 방향에서 환경친화적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카는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시주행에서 전혀 환경친화적이지 않다. BMW는 20년 이상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소가 대체 연료로서 가장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BMW가 개발한 수소차는 시속 200km까지 가속이 가능하면서도 환경친화적이다. 앞으로 3년이내 7시리즈의 한 모델로 수소자동차가 개발될 것이다. 현재 문제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BMW는 가솔린과 수소를 함께 쓰는 차량을 해답으로 내놓고 있다. 수소연료차가 대중화되는데는 최소 2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본다.
▲BMW 1시리즈가 BMW 브랜드와 맞지 않다는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최고급 브랜드를 지향하는 BMW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는 논란이다. 1시리즈 출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출시된 지 3개월 반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 1시리즈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1시리즈가 최고급 브랜드를 지향하는 BMW와 방향성이 맞지 않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3시리즈와 1시리즈 고객층은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3시리즈를 살 사람이 3시리즈 대신 1시리즈를 사는 것은 아니다. 3시리즈가 크거나 가격이 부담스러운 사람을 위해 1시리즈를 만든 것이다. 이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BMW의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