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자들, 낙관적 전망 우세

  • 등록 2000-05-17 오후 5:08:10

    수정 2000-05-17 오후 5:08:10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의 투자자들이 최근의 미국증시 하락에도 불구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14일 전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이들은 전문트레이더나 애널리스트들만이 아니다. 일반 투자자들 또한 미국 증시를 낙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얼마 동안 떨어지다가 곧 폭등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유례없는 미국의 경기 호황이 다시 주가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요즘은 3단계 떨어지면 2단계만 상승하고 2단계 떨어지면 1단계만 상승한다는 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나스닥이 4월 14일 9.67%급락했을 때, 투자자들은 바로 그 다음날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6.56% 반등시켰다. 한 조사기관이 16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폭락한 후‘지금이 투자적기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74%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14일 폭락전에는 73%의 응답자가 같은 대답을 해 폭락이후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해 더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증권산업협회(Securities Industry Association)의 수석 경제연구원인 프랭크 페르난데즈는 1987년 10월 이후 투자자들은 증시가 하락했을 때 당황하지 말고 매수하라는 교훈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즈는 투자자들이 금리가 인상하는데도 주가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을 너무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시장을 확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하락해도 곧 다시 회복되지만 만약 투자자들의 상승기대감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증시는 하락하기 시작해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상황에 대해 주가가 너무 높고 변동폭이 크다고 진단하며 폭락할 가능성이 상승할 가능성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지난주초 나스닥 지수는 3일동안 하락한 이후, 목요일과 금요일 결국 287.76포인트(7.5%)하락한 채로 장을 마감했다. 퍼스트 알바니의 수석 투자위원은 “투자자들이 증시 하락기에 주식을 매수하는 심리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은행이 경기 안정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자금원이 돼 증시와 경제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투자자는 강세장에서 ‘하락시 매수’라는 법칙은 100% 들어맞는다고 주장한다. 중요한 것은 기술와 생명공학부문의 선도 회사를 선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좀더 인내심을 갖고 18개월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8개월이나 보유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 4년전 SIA의 연구조사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주식을 보유하는 기간은 1년 미만이었으며 지금은 90일 정도라고 한다. 최근 캘리포니아 대학의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수익은 거래 빈도에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증시 낙관론은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 같다. 금리인상과 신경제에 속한 회사들에 대한 어두운 전망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 전문가들은 강세장 전망의 근원을 설명하려 하고 있다. 금융부분의 독립성을 믿는 미국인들의 특성, 동료집단의 압력, 베이붐 세대와 X세대들이 시장을 통해 자기 나름대로의 재무활동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등이 거론되고 있다. 복권과 합법화된 도박으로 위험에 대한 노출 정도와 실패로 인한 관대함이 커진것도 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페르난데즈는 사촌이 증시에서 돈을 벌었다면 나도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요즘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줄지 않고 있다.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돈을 빼가고 있지만 지난 10월부터 3월까지 2000만 개의 신규계좌가 개설됐다. 한 투자 리서치 회사에 따르면 불과 1주일 전에도 뮤츄얼 펀드에 유입된 자금이 115억 6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야누스는 상위 3개 뮤츄얼 펀드에 대해 신규자금 모집을 중단했다. 펀드매니저들이 운용을 쉽게 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나마 기대수익률은 줄어들고 있다. 4월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해 기대수익률을 13.9%로 예상하고 있다. 이것은 3월달 15.3%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10년전과 비교하면 기대수익률이 16.2%에서 16.6%로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조사는 연령과 투자경험에 따라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젊을수록 시장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 집단은 3월달 기대수익률이 20.4%였는데 4월달에는 18.4%로 떨어졌다. 가장 경험이 없는 투자자 집단에서는 같은 시기 21.95에서 20%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금융회사측에서는 이보다 낮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페인웨버사는 투자자들에게 역사적으로 형성된 10~11%의 평균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애널리스트중에는 더 낮은 수익률을 예상하기도 한다. 강세장을 전망하는 사람은 개별 투자자들만은 아니다. 다수의 월가 전문가들도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메릴린치 투자전략팀의 베른슈타인은 증시의 변동이 심한데도 강세장을 전망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메릴린치의 ‘매수 지표(sell-side indicator)’ 조사결과를 보면 요즘 장세는 15년 동안 사상 3번째 약세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퍼스트 알바니의 존슨은 시장의 분위기와 반대의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시장에서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면 매도시점,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면 그때가 매수시점”이라고 말했다. 낙관론에 대한 또 다른 요인으로는 투자자들이 연방은행이 주가폭락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베른슈타인은 “연방은행은 시장상황보다는 경제성장을 중요시 한다”고 말하며 투자자들의 믿음에 의문을 제시했다. 페인웨버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연방은행의 금리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것이다”가 59%, “영향이 없다” 10%로 조사됐다. 마니노라는 투자자는 시장이 연방은행의 금리인상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몇 년동안 연방은행의 금리정책에 먼저 반응하는 것이 익숙해졌다”고 말하며 “과거처럼 금리인상이 큰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낙관적인 전망과 함께 충고도 했다. “시장이 폭락하더라도 살아남는 기업은 있다. 투자종목을 선정할 때 세심한 주의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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