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고려아연 공개매수, 최대주주로서 경영 정상화 위한 것"

공식 입장문 통해 "적대적 M&A 아니다"
"최윤범 회장, 동업정신 훼손·독단적 경영"
"살을 내어주는 심정 MBK에 1대주주 양보"
  • 등록 2024-09-23 오전 10:10:03

    수정 2024-09-23 오전 10:10:03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영풍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배경에 대해 “최대주주로서 경영권 강화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 ’약탈적 M&A‘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영풍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영 대리인 최윤범 회장은 고작 2.2%의 지분으로 75년간 이어온 ‘동업 정신’을 훼손하고, 독단적 경영 행태를 일삼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영풍은 그동안 MBK파트너스에 의결권을 위임하면서 경영권 분쟁에서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었다. 이처럼 공식적인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형진 영풍 고문
영풍 측은 “그동안 최윤범 회장은 2019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주주들의 이익을 앞세우기보다 고려아연을 사적으로 장악하고자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영풍은 최윤범 회장에 대해 제기된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 의무 위반 △이사회 결의 없는 지급보증 관련 상법 위반 △일감 몰아주기 등을 확인하기 위한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영풍은 이어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 주주들의 이익을 도외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최윤범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고려아연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한화와 현대차 그룹 등에 잇달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자사주 상호 교환 등으로 무려 16% 상당의 지분가치를 희석시켰는데, 이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비례적 이익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려아연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요건을 완화하는 정관 변경 안건이 영풍의 반대로 부결되자 영풍을 더 이상 ‘동업자’가 아닌 ‘경쟁자’로 규정했다”면서 “고려아연은 수십 년간 양사가 전략적으로 유지해 온 공동 원료 구매와 영업, 황산취급 대행 계약 등 공동 비즈니스를 칼로 무 자르듯 끊어버렸고, ‘동업의 상징’ 이었던 서린상사의 경영에 있어서도 영풍을 일방적으로 배제하여 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풍은 “최윤범 회장의 전횡을 막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스스로 팔을 자르고 살을 내어주는 심정으로 MBK파트너스에 1대주주 지위를 양보하면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면서 “최윤범 회장의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지 결코 고려아연을 흔들려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윤범 회장을 제외한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들의 고용관계는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고, 고려아연이 추진해온 미래전략사업은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면서 “영풍은 고려아연을 전문경영체제로 전환해 명실상부한 비철금속 분야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업경영전문가이자 투자전문가인 MBK파트너스와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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