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한마디에…은행 대출 축소 경쟁[금융포커스]

대출 급증에 "더 세게 개입" 경고
우리銀, 9일부터 주택 추가 구입 대출 전면 중단
KB에 이어 신한銀도 주담대 만기 30년으로 제한
'대출 보릿고개' 속타는 실수요자 발만 동동 굴러
이복현 원장 이달 4일 간담회…"애로사항 듣겠다"
  • 등록 2024-09-01 오후 7:24:10

    수정 2024-09-02 오후 6:19:20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달 대출 한도를 줄이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작된 가운데 은행들이 ‘대출 축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집값 상승세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전월(715조원 7383억원)보다 8조 3234억원 늘어난 724조 617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가계부채 증가 폭은 지난 4월 4조 4000억원 수준을 기록한 뒤 가파르게 증가하더니 8조원보다 더 커진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28일까지 7조 3234억원 증가했다. 두 달 연속 감소했던 신용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1조 622억원 늘었다.

최근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금융당국이 브레이크를 걸겠다고 나서자 은행들은 본격적으로 대출 축소에 나섰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5일 한 방송에 나와 은행에 “더 세게 개입하겠다”고 한 뒤 대출 제한 조치를 쏟아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주담대 최장 만기를 5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하기로 했고, KB국민·신한·하나은행은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도 연간 1억원으로 제한했다. 주담대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은 5대 은행 모두에서 중단됐다.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받을 수있어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급기야 우리은행은 이달 9일부터 주택을 한 채라도 소유하고 있다면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목적의 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전세자금대출도 전 세대원 모두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무주택자에게만 지원키로 했다. 주택담보대출 최장 만기는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한다. 2일부터는 주택을 담보로 받는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도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인다.

서울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끌 막차’에 지난달 주담대는 올해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마지막 주에 와서는 대출 조이기 영향이 나타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지난 8월 들어 23일까지 5대 은행 주담대는 하루 평균 4260억원씩 증가했는데, 24~29일까지 증가 폭이 일 844억원 정도로 줄었다.

당국은 올해 가계대출을 계획보다 많이 내준 은행에 내년 대출을 많이 못 늘리게 하는 ‘페널티’를 줄 예정이어서 당분간 ‘대출 보릿고개’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달부터는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도 시행됐다. 1단계 적용 대상은 은행권 주담대였는데 2단계에선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가 새로 포함된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규제를 강화해 수도권 주택을 담보로 대출할 땐 한도가 더 줄어든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소득이 6000만원인 차주가 은행권에서 30년 만기 변동금리(대출이자 4.0%)로 대출받으면 스트레스 DSR 도입 전 한도는 4억원이었으나 2단계가 적용되면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한도가 3억 6400만원으로 3600만원 가량 줄어든다.

대출 규제 강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대출 실수요자의 불안감과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이 원장은 이달 4일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부동산 전문가 등과 현장 간담회를 열어 실수요자 애로사항 등을 청취할 예정이다. 집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관리 강화로 실수요자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점으로 대출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비상계엄령'
  • 김고은 '숏컷 어떤가요?'
  • 청룡 여신들
  • "으아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