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산불, 작년과 2% 다른 대응이 '피해규모 32배' 갈랐다

1일 강원 고성서 발생한 산불 12시간에 조기진화 성공
산불특수진화대 투혼에 산불진화헬기 집중투입 '주효'
  • 등록 2020-05-03 오후 4:11:15

    수정 2020-05-03 오후 10:13:46

[고성=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모든 것을 집어삼킬 정도의 위력을 지닌 화마(火魔)가 1년 만에 또다시 강원 고성을 덮쳤다. 발생 시기와 원인, 초기 양상 등 대부분이 1년 전과 비슷했지만 피해 규모는 32배나 차이가 났다.

2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일원에서 밤새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인 산림청 산불진화대원들이 지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산림청과 강원도 동해안산불방지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8시경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12시간여 만인 2일 오전 8시에 진화됐다. 이번 산불로 주택 1채 등 시설물 6개 동과 산림 85㏊가 소실됐다. 이에 비해 지난해 4월 고성·속초·강릉·동해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축구장 면적 3966개에 달하는 2832㏊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반면 올해는 인명피해 없이 산림만 소실됐다. 산림 피해면적은 85㏊로 작년 피해면적(2832㏊)과 32배의 차이가 난다. 산림당국과 경찰은 이번 산불이 주택에서 불씨 취급 부주의로 일어났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올해 고성 산불도 ‘양간지풍(襄杆之風)’을 타고 번졌다. 산불이 확산된 원인은 같지만 강풍의 세기와 발생 지역의 민가 유무, 정부의 산불진화 시스템 개선이 대형재난을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국의 산불진화헬기 38대가 조기에 투입된 점도 2시간 30여분 만에 큰 불길을 잡는 데 주효했다.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번 고성 산불의 경우 태풍급 바람을 타고 엄청난 길이의 화선이 피해를 키웠다”면서도 “산불특수진화대원들의 밤샘 작업으로 일출 전까지 주불을 60~70%까지 진화했고, 조기에 전국의 산불진화 헬기 38대를 조기에 투입하면서 12시간 만에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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