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공정위 美기업 제재 이유로 협의 요청…"방어권 보장 부족"

FTA 발효 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양자협의 요청
미 무역대표부 “조사 중 美 기업 방어권 불충분 주장”
퀄컴 때문인듯…2016년 12월 당시 1조원 과징금 부과
정부 “국내 경쟁법 한미FTA 합치…협의 응할 것”
  • 등록 2019-03-16 오후 10:22:01

    수정 2019-03-16 오후 10:31:27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15일(현지시간) 배포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7년만의 첫 양자협의 요청 보도자료. USTR 홈페이지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정부가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양자협의를 요청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자국 기업 불공정행위 조사 과정에서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협의에 성실히 응하되 국내 경쟁법이 한미 FTA에 합치한다는 기존 입장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1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 FTA 발효 후 처음으로 양자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협의 주제는 한미 FTA 16장 경쟁 관련 사항이다. 한미 FTA 16장 1조3항은 경쟁법 위반 여부 판정을 위한 행정 심리 때 피심인이 방어를 위한 증거를 제시하고 발언할 기회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있다.

USTR은 “공정위는 일부 심리에서 미국 이해당사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검토하고 반박할 기회를 주지 않는 등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변호 능력을 떨어뜨렸다”며 “양자협의를 통해 이 같은 우려를 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에 대한 공정위의 제재 때문으로 해석된다. 공정위는 2016년 12월 퀄컴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정상적인 경쟁을 방해하고 특허권을 독식했다며 과징금 1조300억원과 시정 명령을 내렸다. 퀄컴은 이에 불복해 한국 법원에 소송을 내면서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USTR은 이번 보도자료에서 특정 조사를 직접 문제 삼지는 않았으나 미국 측은 퀄컴 사건 이후 이와 관련해 수 차례 직·간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USTR은 2017년 11월 한미 FTA 공동위 특별회기 때 공정위의 경쟁법 집행에 문제를 제기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미국에선 피심인이 모든 증거서류를 열람·교부할 수 있는 증거 개시(디스커버리) 제도가 있으나 법 체계가 다른 우리나라나 유럽연합(EU), 일본에는 없다.

당시 USTR은 또 참고인 교차심문권도 요구했다. 검찰 격인 심사관과 피심인이 직접 이해관계자를 불러 교체로 심문할 수 있는 권리다. 공정위도 미리 통보한 사안에 대해선 교차 심문을 허용해 왔으나 퀄컴은 심리 과정에서 이를 요청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지난해 5월 교차심문권을 허용하도록 규칙 일부를 바꾸기도 했다.

USTR은 이번 보도자료에서 “그동안 한국 측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차례 회의하고 서한을 교신하는 등 광범위하게 노력했으나 최근 제시한 한국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이 우려를 해소하지 못해 협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한미 FTA 절차에 따라 미국 측과 성실히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미 FTA 협정문은 한 당사국이 협의를 요청하면 다른 당사국은 이에 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당사국의 우려를 수용할 의무는 없지만 충분하고 호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경쟁법이 한미 FTA에 합치한다는 견해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국에 우리 의견을 충실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핫걸! 다 모였네
  • "노병은 돌아온다"
  • '완벽 몸매'
  • 바이든, 아기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