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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시대를 맞아 기대되는 문화·예술계 변화의 한 단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문화·예술 정책에서 문화 자유권·문화 창작권·문화 향유권 세 가지 권리 보장을 기치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다이빙벨’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구조 작업 중 논란이 된 장비 다이빙벨 투입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는 같은 해 10월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으나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정치적 중립 훼손을 이유로 상영 중단을 요구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이용관 당시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부산국제영화제 협찬금 중개 수수료 편법 지급 등의 혐의로 부산시로부터 고발을 당하고 집행위원장에 재선임되지 못한 것도 ‘다이빙벨’ 상영에 따른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박근혜 정부 문화정책의 과오를 상징하는 사례로 꼽힌다.
◇ 문화 자유권, 어떤 작품이라도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문화 자유권은 ‘다이빙벨’ 논란과 대척점에 있다. 문화·예술인들이 감시받지 않을 권리, 검열받지 않을 권리, 배제당하지 않을 권리를 뜻한다. 문화·예술 정책에서도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삼았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문화 다양성을 추구해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는 기반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 문화 창작권, 창작에만 전념하라
문화 창작권은 문화·예술인들이 창작에 전념하도록 환경을 조성해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이 창작 지원을 위한 문화예술진흥기금 확보다. 문 대통령 측은 “창작을 지원하는 문화예술진흥기금이 고갈된 상태”라며 “기금 확보가 공약이었다. 국고로든 기금으로든 마련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연간 창작에 필요한 지원금 예산이 최소 1000억원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문화 향유권, 생활 속에서 권리를 보장한다
문화 향유권은 국민들이 문화를 생활 속에서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동네에서 누리는 문화생활’을 표방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한달에 한번 운영한 문화가 있는 날보다 국민들이 문화를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작은 영화관, 마을극장, 작은 미술관 등 유휴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생활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생활문화 동아리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예술계에서 최근 가장 큰 화두는 중국 내 한류다. 중국을 통해 빠르게 확장해온 콘텐츠 시장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중국 당국이 보복조치의 하나로 시행한 한한령으로 위축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문 대통령의 선거 당시 캠프의 한 관계자는 “한한령의 해결은 우리가 정책을 제대로 수립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정치, 정세 전반에서 같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