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새 원·달러 환율 4.8%↑

옐런 연준 의장 美 금리인상 방침 언급 이후 급등세
그동안 원화 고평가된 영향..상대적으로 빠른 속도
중국경제 우려·국내경기 둔화 등도 원화 약세 영향
기재부 "글로벌 강달러 추세..우려할만한 수준 아냐"
  • 등록 2015-07-19 오후 3:01:49

    수정 2015-07-19 오후 3:01:49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원·달러 환율이 1150원을 돌파하면서 2년래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5월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된 이후 원화 절하 속도는 다른 국가 통화대비 가파른 수준을 보이고 있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6일 종가기준 원·달러 환율은 1149.20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1150.40원까지 오르며, 2013년 7월8일(고가 1153원) 이후 2년만에 115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언급되기 시작한 5월 이후 급등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상공회의소에서 가진 연설에서 연내 금리인상 방침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4.8% 상승했다.

아시아 국가도 전반적으로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른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한국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일본 엔화가 같은 기간 2.5% 상승했고,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도 각각 0.2%, 2.2%, 대만 1.9% 올랐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원화가 다른 통화대비 고평가되어 오면서 상대적으로 더 빠른 속도로 절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무역흑자 등의 영향으로 원화가 다른 아시아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그리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몰아서 반영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중국경제 및 금융시스템 불안과 국내 성장 둔화 등의 우려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중국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중국 경제와 시스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최근 역외를 중심으로 원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주요 경기 지표가 전반적으로 좋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수출액이 6개월째 마이너스이고, 메르스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성장둔화 우려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도 “미국은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부진한 경기회복으로 금리 인하 이슈가 심심찮게 불거지고 있다”면서 “이는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환당국은 여전히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특별히 속도조절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달러화 강세는 글로벌 추세”라면서 “원화가 다른 통화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과도한 변동성이나 쏠림현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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