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연초 조직개편..이걸로 충분할까

하이엔드 시장 공략해야
현금과 기업가치 활용해야
시장변화 대응속도 높여야
  • 등록 2009-01-02 오후 1:50:35

    수정 2009-01-02 오후 1:50:35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PC 제조업체들도 경기후퇴(recession)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델 컴퓨터도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위크 등에 따르면 지난 12월31일 델은 2명의 최고 부서장들을 해고하고, 판매 부서를 재구성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키로 했다.

마이클 델은 지난 2007년 1월 경영일선으로 복귀하면서 비용절감과 감원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저비용과 직접판매로 신선하고 경쟁력있는 제품을 제공하며 주목받았다. 휴렛패커드(HP), IBM 등과 경쟁하기 위해 스프트웨어와 스토리지, 기술 서비스 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는 지난해 58% 나 급락했고, 4분기에 매출과 이익도 전년대비 크게 떨어졌다.

결국 지난해 채용된 운영담당 이사 마이크 캐논과 2007년 델로 이적한 전 오라클 베테랑 마크 자비스가 회사를 떠나게 됐으며 델에서 오랫동안 일 해온 제프 클라크 매니저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재구성된 델의 판매 사업부는 3부서로 나눠지게 됐으며 이는 전세계 개발 및 판매결정의 통합을 위해 고안됐다.

T.R 라이드 델 대변인은 "최근 2년간 델이 진보하긴 했지만 이익과 시장 점유율은 현실화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즈니스위크는 2008년 마지막날 발표한 조직 재구성은 결국 델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 역시 델의 적극적인 변화를 더 요구하고 있다. 빌 크레허 에드워드존슨 애널리스트는 "델은 무언가 해야 한다"며 "마이클이 자리에 앉아있기 보다는 좀더 공격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회장이 복귀했던 초기만해도 관심이 컸지만 기대의 일부가 쇠퇴했다는 전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경영진 이동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가지가 필요할 것으로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수익을 위한 공격적인 판매 목표와 시장점유율을 버릴 필요가 있으며, 애플과 소니와 경쟁하기 위해 하이엔드 시장으로 목표를 균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델이 인터넷 어플리케이션 운용 관련 기업 데이터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현재 86억불에 달하는 현금과 199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됐다. 투자 및 인수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쪽에서는 델의 대응 시간이 너무 느리다고 지적하며 10여년전 델은 IBM과 경쟁하기위해 데이터 스토리지와 기술 서비스와 같은 분야의 역량을 높이길 원했지만 정작 지금에 와서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투자자들은 델이 너무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쓰면서 2분기 이익을 훼손했으며, 아울러 델 제품에 대해서는 애플처럼 흥미를 느끼거나 HP처럼 다루기 쉽다고 느끼지 않고 있는 고객들의 구미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됐다.

다만, 신문은 델이 마이클 방식을 2년간 해왔고 투자자들 여전히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연말 구조조정은 2009년 어느 때보다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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