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청주지방법원 경매3계에서는 감정가 329억원인 `청원 효명온천스파이스`의 경매가 진행됐다. 목욕시설을 비롯 음식점, 찜질방 등이 있는 대규모 위락시설로 총 174억원의 채권이 설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 물건에 대한 응찰자가 없어 오는 11월 최초감정가액보다 20% 낮은 263억원에 경매가 다시 시작될 예정이다.
◇ 위락시설 경매시장 연이어 등장
2~3차례 유찰돼 경매시작가격이 감정가의 50% 이하 수준까지 떨어진 경우도 허다하다. 감정가 158억원의 충남 당진군 신평면 `행담랜드`는 지난 7월 경매를 시작해 현재까지 총 3차례 유찰됐다. 특히 지난 6일 진행된 3회차 경매에서는 최저가 77억원(감정가 대비 49%)에 경매가 시작됐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작년 11월 처음 등록된 광주 동구 그랜드호텔은 5번 유찰 끝에 지난 8일 경매가 취하됐다.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의 이 건물은 마지막 경매에서는 경매시작가가 28억6493만원으로 감정가 99억여원의 29%에 불과했다.
평택 웨스트관광호텔도 지난 6월 감정가액 105억원에 경매가 시작됐지만 3번 유찰된 후 현재는 경매가 정지된 상황이다.
경매 전문가들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대형 위락시설 등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이들 물건들이 대거 경매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으로 분석했다.
◇ 소비심리 위축 등 경기침체 영향
실제 지난달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96으로 기준인 100을 밑돌았다. 9월 현재 생활형편CSI도 75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50억원 이상 고가의 호텔, 목욕시설(스파) 등 위락시설과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의 경매시장 등록 물건 수도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법원에 경매 신청이 들어온 50억원 이상의 호텔, 스파, 스포츠센터,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은 총 701건. 1월(81건)을 제외하고는 2월부터 월별 경매 등록 물건수가 꾸준히 증가해 지난달에는 98건에 달했다.
하지만 이중 152건만이 낙찰돼 평균 낙찰률은 21.94%에 불과했고 낙찰가율도 58.9% 수준으로 저조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예전에도 이런 물건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고가의 호텔 등이 경매시장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며 "고가 물건인 데다 자금확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낙찰률은 떨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