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통합, 정규직 반발로 `무산`

노조 임시대의원대회서 통합 찬성 46%에 그쳐
지난 8월 비정규직 지회 도장공정 점거 등으로 감정의 골 깊어
향후 11월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재논의..전망은 ''불투명''
  • 등록 2007-10-10 오전 11:26:30

    수정 2007-10-10 오전 11:26:30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기아차의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간의 통합이 결국 정규직 노조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10일 기아차(000270) 노조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지난 9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비정규직지회, 사무직지회, IP지회와의 조직통합 승인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찬성률이 46%에 그쳐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측은 오는 11월 열릴 예정인 정기 대의원 대회에서 비정규직 노조와의 통합안을 재논의 하기로 했다.

당초 기아차 노조는 지난 9월 상위단체인 금속노조의 '1사 1조직'원칙에 따라 비정규직 지회와의 통합을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지회가 지난 8월 일주일동안 기아차 화성공장 도장공정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데다 노조 지도부가 '1사 1조직' 명분에 지나치게 매달렸다는 일선 노조원들의 반발로 통합 추진 과정에서 각종 불협화음이 들려오기도 했다.
<☞관련기사:기아차 노조통합, 정규직노조 반발로 불투명>

기아차 노조의 통합이 이처럼 무산된 배경에는 정규직 노조원들의 비정규직 노조에 대한 정서가 아직은 호의적이지 않은 것에서 기인한다.

비정규직 지회가 지난 9월 벌였던 화성공장 도장공정 파업 당시 정규직 노조원들과 비정규직 지회간의 감정의 간극이 더욱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왜냐하면 도장공정은 인화물질이 많아 정규직 노조원들이 파업시에도 도장공정만큼은 점거하지 않는 등 금기시 되는 장소임에도 비정규직 지회가 이를 어기고 점거 농성을 감행한 것.

이에 따라 당시 김상구 기아차 노조 지부장 등이 현장을 찾아 농성을 풀 것을 요청했지만 비정규직 지회는 일언지하에 이를 거절한 바 있다.
<☞관련기사:기아차 정규노조 "비정규직 파업풀라"..노노대립>

또 현장 노조원들은 기아차 비정규직지회가 기아차의 비정규직 직원이 아니라 기아차 협력사의 정규직 노조원이란 생각을 갖고 있어 애시당초 서로 합쳐질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양 조직간의 통합은 시작부터 난항이 예고됐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일선 현장과 대의원들 일부의 반발로 그동안 운영위 등을 통해 의견을 조율했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이번 대의원 대회를 통해 표결을 실시했지만 끝내 부결됐다"고 말했다.

기아차의 한 노조원도 "기본적으로 비정규직 지회는 우리 기아차의 비정규직 직원이 아니라는 생각이 대부분"이라면서 "노조 지도부가 지나치게 금속노조의 '1사 1조직' 원칙에 매달린 것에 대해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 노조는 오는 11월에 있을 정기 대의원 대회에서 이번 사안을 다시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장 노조원들의 비정규직 지회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에서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통합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기아차 노조 통합을 둘러싼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지회간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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