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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시장 튀르키예 경제팀 ‘정책 정상화’ 첫발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인 1주일 만기 레포 금리를 8.5%에서 15.0%로 650bp(1bp=0.01%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건 2021년 3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그간 튀르키예는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금리를 낮추는 비정통적 통화정책을 펴왔다. 지난달 대선을 치러야 했던 상황에서 저금리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 위해 4년 동안 중앙은행 총재를 3차례 경질하는 무리수까지 뒀다. 그 결과 튀르키예의 물가는 지난달 기준 전년 대비 39.6% 치솟았고 리라화 가치는 바닥을 치고 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크게 개선될 때까지 시의적절하고 점진적인 방법으로 필요한 만큼 통화 긴축 정책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다. 셀바 바하르 바지키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결정이 일련의 신뢰 구축 정책의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점진적인 긴축과 함께 복잡한 규제를 완화하고, 통화정책을 저해하는 요소를 우선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시장선 ‘정책 정상화 의지’ 불신 여전
이는 기준금리 인상 폭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이번 통화정책위원회에서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금리를 21%로 올릴 것이란 게 시장 전문가 컨센서스였다. 당시 조사에서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연말 튀르키예 기준금리 중위값은 30%였다.
싱가포르은행의 토드 슈버트는 금리 인상 결정에 “긍정적인 신호이고 올바른 방향이지만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며 “시장은 새로운 경제팀의 정책 행보가 강력하고 역동적이지 않은 데 실망할 것”이라고 했다.
튀르키예 정부의 ‘정책 정상화’ 의지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 2020년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는 걸 잠시 용인했지만 얼마 후 너무 큰 폭으로 올렸다며 나시 아그발 당시 총재를 해임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