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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자신을 겨냥한 폭발물 테러와 관련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선거에서 폭력적 행위가 발생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와 동시에 현장 경비 체제에 대한 검증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치인들도 여야를 불문하고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용서할 수 없는 폭거”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전날 오전 11시 30분경 중의원 보궐선거 지원 연설을 위해 오사카부 와카야마시를 방문했다가 폭발물 테러를 당했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로부터 약 10m 떨어진 거리에 있던 한 남성이 은색 통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 뒤 기시다 총리를 향해 투척했고, 경호원은 기시다 총리를 보호하며 재빨리 대피시켰다. 은색 통은 20~30초 가량 지난 뒤 기시다 총리가 서 있던 곳 주변에서 폭발음과 함께 터졌고 통에선 흰 연기가 솟아올랐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아베 전 총리가 피격으로 사망한지 9개월 만에 비슷한 일이 벌어진 데다, 다음달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어 정치적·사회적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요 인사에 대한 경비·경호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와카야마 현지 경찰이 마련한 경호 계획을 경찰청이 사전 심사해 승인했음에도 사건을 미연에 막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사전에 현장을 확인하는 ‘예비 심사’가 행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찰청과 현지 경찰이 합동으로 현장을 확인하는 절차를 생략했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유세 연설에 자주 사용되는 장소가 아니어서 예비 심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테러 대책 전문가인 이타바시 이사오 일본 공공정책조사회연구회 센터장은 “모든 유세 연설 장소를 예비 심사할 필요는 없지만, 현직 총리나 각료의 연설 회장은 국가 체제 유지 관점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예비 심사가 이뤄졌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건이 G7 정상회의의 경비 체제에도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 등 일본 언론들도 다음달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총리 경호에 구멍이 뚫린 것이어서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민주당의 타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단기간에 중요한 인사가 두 번이나 습격을 당했고 (두 차례 모두) 사전에 막지 못했다”며 “근본적인 경비 태도에 대한 검증 및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기시다 총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 전체적으로 최대한 경비와 안전에 힘써야 한다”며 “각국에서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외교 일정에 대해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