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현지시간) 애플 주가는 약 59만원으로 마감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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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이달 말 주식 분할을 앞둔 애플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1% 추가상승한 497.48달러(한화 약 59만원)으로 마감했다. 이로 인해 애플 시가총액은 2조1270억달러(한화 약 2530조665억원)로 거래를 마무리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미국 상장기업으로는 최초로 ‘꿈의 시총’ 2조달러를 장중 돌파한 뒤 이틀 만이다.
애플은 오는 31일(현지시간) 기존 주식 1주를 새 주식 4주로 쪼갠다. 애플의 주식 분할은 1980년 상장된 이후 다섯 번째다.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의 종가를 고려하면 분할 후 주가는 124달러 수준이 될 수 있다. 애플의 기존 주주들은 오는 24일 1주당 3주씩을 추가로 받게 된다. 주식분할 후 첫 거래일은 오는 31일이다.
애플 주가는 올해에만 65% 이상 올랐다. 지난 1월 3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애플 주식은 지난 3월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했지만 5월부터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후 지난달 30일 주식분할 계획을 발표하자 400달러를 넘어섰고 지난 21일에는 497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애플은 소비와 산업을 직접 반영하는 종목이 많아 실물경제 지표로 인식되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다우지수는 3월 저점을 찍은 뒤 애플의 견인으로 2배 이상 오르면서 약 1200포인트 올랐다.
애플이 주식 쪼개기에 나선 건 주식 구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다. 애플은 “보다 광범위한 투자자들이 주식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가 오르면 1주당 가격이 너무 비싸 거래량이 줄어들 수 있지만, 이번 주식 분할로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주식 분할이 소매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애플은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이 커 주식 분할로 인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플 최대 투자자는 뱅가드와 버크셔 해서웨이, 블랙록 등 기관투자자들로, 약 8000억달러 상당의 애플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톰 에사이 더 세븐즈 리포트 설립자는 주식 분할로 소액 거래가 발생할 때까지도 애플 주식을 사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은 적을 것이라며 “소매 투자자들이 주식 분할 이후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CNBC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