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법정관리 맞은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두번의 워크아웃 거치며 계속된 사퇴 압박
30년간 쌍용건설 이끌며 해외사업 진두지휘
서울중앙지법, 법정관리인 선임 여부 관심
  • 등록 2013-12-31 오후 2:10:58

    수정 2013-12-31 오후 2:10:58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두번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겪은 쌍용건설이 끝내 지난 30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쌍용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그동안 퇴진 압박을 받아온 김석준(60·사진)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르면 다음주초 쌍용건설의 법정관리 인가 여부를 결정하면서 법정관리인도 함께 선임할 예정이다. 김석준 회장의 운명도 법원의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워크아웃과 해외수주 부진, 경영 실패 등의 책임을 물어 김 회장의 해임을 추진해왔다. 반면 쌍용건설은 김 회장이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돼 쓰러져가는 회사를 바로세워야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한때 재계 서열 5위까지 올랐던 쌍용그룹의 창업주 故 김성곤 회장의 차남이다. 그는 서른살이던 1983년 1월 쌍용건설 대표이사에 취임한 후 여러번의 시련을 겪으며 30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인생의 절반을 쌍용건설과 함께해온 그에게 처음 찾아온 시련은 IMF외환위기였다. 쌍용건설은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 11월 첫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 때문에 경영 일선에서 잠시 물러났던 그는 채권단의 요청으로 대표이사로 복귀했고, 6년만에 워크아웃 졸업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시련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2003년 이후 자산관리공사(캠코)와 채권단 관리를 받아온 쌍용건설은 워크아웃 졸업 후 매각을 추진했으나 연이은 실패로 난항을 겪었다. 1차 매각이 추진된 2008년 당시 주당 3만1000원의 가격을 제시한 동국제강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캠코와의 가격 협상이 결렬돼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대주주였던 캠코는 쌍용건설을 다시 매각하기 위해 2011년말부터 독일계 엔지니어링업체인 ‘M+W’과 홍콩계 시행사 시온, 국내기업인 이랜드 등과 5차례나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이 역시 모두 불발됐다.

위기 속에서도 김 회장은 2010년 6월 싱가포르에서 ‘21세기 건축의 기적’으로 평가받는 지상 57층 규모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성공적으로 완공하며 쌍용건설의 해외 건설 시장 공략을 이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쌍용건설은 3년간 해외사업부문에서 1843억원의 이익을 냈고, 2008~2010년 3년 연속 흑자를 내며 선전하기도 했다. 현재도 쌍용건설은 8개국 16개 현장에서 3조원 가량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쌍용건설은 연이은 매각 실패와 극심한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2년 연속 적자를 냈고, 두번째 워크아웃 중 결국 법정관리 신청과 함께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게 됐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수주는 김 회장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달성된만큼 그를 구심점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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