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의 `공격 경영`..자금문제 없나

티웨이항공 인수전 참여, 신형항공기 잇따라 도입
"내년 자금계획 꼼꼼히 짜야"..IPO도 추진될듯
  • 등록 2012-02-13 오전 11:08:57

    수정 2012-02-13 오전 11:08:57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항공기 구입에다 대규모 채용, 티웨이항공 인수전 참여 등 돈 쓸 곳이 많은 상황. 제주항공 내부에서조차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티웨이항공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인수를 검토했으나 가격이 맞지 않았다"면서 "예금보험공사의 행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이 원하는 매각가는 300억~500억 수준이다. 자본금 207억원인 티웨이항공은 지난해말 기준 항공기를 4대 보유하고 있고, 직원은 320명 정도다. 보유 항공기가 모두 제주항공과 같은 B737 기종이다.

다만 문제는 제주항공이 자금 여력의 대부분을 항공기 도입에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란 점이다. 올해만해도 경쟁사 관계에 놓여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1, 2대의 항공기를 도입하는데 반해 제주항공은 4대의 항공기를 리스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에어부산, 진에어 등 대형항공사 계열 경쟁사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4대의 항공기를 도입한다고 앞서 설명했었다.

또 내년부터는 순차적으로 B737-800 항공기를 6대 구매할 방침이다. 저비용항공사가 항공기를 구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구매 대금은 4억5000만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제주항공은 내년 이후 자금조달이 큰 숙제가 된 셈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현금, 단기금융상품 등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은 4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해 항공기를 4대 리스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내년 자금조달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내년까지 순이익을 내야 상장 조건이 충족되지만 특례를 요청하면 조금 더 일찍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티웨이항공 인수 등이 결정될 경우 기업공개(IPO) 또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티웨이항공 인수전에서 발을 빼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내부의 목소리도 나온다. 티웨이항공 보유기종이 B737이라 기종 단일화 효과는 누릴 수 있지만 티웨이항공의 부채를 감안하면 시너지도 쉽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티웨이항공의 국제노선이 빈약한 것도 부담요인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003490)이 공격적 항공기 도입으로 고전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모회사의 M&A로 시련을 겪었다"면서 "제주항공은 항공업황 전망과 자금 조달 계획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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