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재무부는 3건의 큰 입찰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2년물 국채 440억달러 어치를, 24일엔 5년물 국채 420억달러, 25일엔 7년물 국채 320억달러의 입찰이 있었지만 수요는 미약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수요가 미진했다.
그 결과 수익률은 급격하게 올랐다(채권 가격 하락).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9%까지 뛰었다. 지난해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며 심리적인 저항선인 4%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나 봤던 수준이다.
WSJ은 이에따라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주택 시장까지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개 모기지 금리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모기지 금리는 크게 올랐다. HSH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25일 현재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5.13%로 지난 22일 5.06%에 비해 뛰었다.
그러나 일부에선 국채 입찰 저조로 인한 수익률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도 한다. 3월말로 회계연도가 끝나는 일본의 투자자들이 잠시 투자를 꺼렸기 때문이란 얘기도 있다.
주식 시장 등 다른 금융 시장까지 영향이 파급되지 않고 있기도 하다. 통상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내리는 달러화 가치도 올랐다. 그러나 이는 유럽에 대한 걱정이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리스왑 시장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다. 지난 주 미국 국채 수익률이 미 회사채 수익률을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관련기사 ☞ 美 스왑스프레드 역전은 부채위기 전조?
BNP파리바의 브라이언 파브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보다 미국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리스크가 더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면서 "국채 수요가 더 줄어들어 수익률이 더 올라갈 지 여부에 따라 이런 현상은 일시적일 수도, 또 트렌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블룸버그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보다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발행한 채권을 사 주는 것이) 더 떼어먹힐 우려가 적다면서 국채 수익률이 회사채 수익률보다 높아진 상황을 비유해 지적했다. 관련기사 ☞ 오바마 or 버핏, 누구에게 돈빌려주는게 안전할까?
투자자들이 바라보고 있는 건 아무래도 연준의 입. 연준은 `상당기간(extended period)` 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상당기간`이란 문구가 떼어질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WSJ은 또 채권 시장에선 연준이 아니라 시장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장기 금리가 낮게 유지될 것이란 믿음이 과도하다는 논란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