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한해 수익률 반토막을 경험했던 펀드투자자라면 더더욱 투자에 망설일 수밖에 없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시켜 줄 마땅한 펀드는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사 펀드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시기일수록 `틈새펀드`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들이 말하는 `틈새펀드`란 지금까지 시장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고 내실있는 운용 성과를 보이는 펀드를 말한다.
증권사 펀드애널리스트들이 추천한 기존 주식형펀드의 위험 부담을 줄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동시에 낼 수 있는 틈새펀드를 알아본다.
◇ 산은CYD인덱스펀드로 `안정+수익` 동시에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산은자산운용의 `산은CYD인덱스파생상품펀드`를 추천했다. 이 펀드의 투자등급은 3등급으로 위험중립형 상품이다.
산은인덱스파생상품펀드는 자산의 대부분을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원자재 선물시장의 종목간 차익거래를 통해 플러스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향후 수익률 회복시점이 매우 불투명 주식형펀드나 금리인하 모멘텀이 많이 희석된 채권형펀드,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감소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원자재 펀드 등에 비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펀드다. 따라서 채권수익률 플러스 알파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투자자금이 주식형펀드에 들어가 있는데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여기서 일정부문 때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관리할 수 있는 산은인덱스파생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에너지·자원株 성장성 높다…`한국아시아에릭스주식펀드`
안정균 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한국투신운용의 `한국아시아에릭스주식형` 펀드를 추천했다. 이 펀드는 초고위험 등급(1등급)으로 분류됐다.
한국아시아에릭스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에너지, 자원, 사회간접시설, 소비재 산업 등과 관련된 국내외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설정된 지 1년정도 지났지만 설정액이 약 140억원에 그치는 등 그간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다진 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에너지나 자원 관련 기업의 이익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안 연구원은 "중국이나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그와 관련된 기업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성장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아시아에릭스펀드를 적극 추천했다.
다만 최근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이므로, 거치식보다는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ETF로 中 투자를…"매매 잦으면 수익 거두기 어려워"
김남수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파트 연구위원은 `삼성KODEX China H` 상징지수펀드(ETF)를 권했다. ETF는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상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별도로 위험등급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ETF는 주가 지수나 테마·섹터 기업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펀드로 구성해, 이를 증시에 상장시켜 주식과 같은 방법으로 매매할 수 있는 상품이다. 위험분산효과가 뛰어난 펀드투자와 편리한 주식거래의 장점을 결합해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입과 환매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해외펀드에 비해 절차가 간편하고 비용 부담도 낮은 편이며, 특히 ETF의 매매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이 주식양도차익과 마찬가지로 과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해외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거래량이 많지 않다. 또 ETF의 가격이 환율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거래세가 없지만 단타 매매를 통해서는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성장가능성을 보고 장기 투자에 나선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둘수 있다"고 말했다.
◇ 뜬다 중소형株…`유리웰스중소형인덱스주식펀드`
문수현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웰스중소형인덱스주식`에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유리웰스중소형인덱스는 2007년 7월13일에 설정돼 운용 기간이 1년6개월이 넘었지만 증시가 하락했던 지난 해 중소형주의 성과가 좋지 않자,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이 펀드는 시장의 관심권에서 멀어지면서 설정액 450억원 규모의 소규모 펀드로 남게됐다.
그러나 올들어 시장의 상황이 변하고 있다. 대형주의 움직임은 둔한 반면 개별 중소형주가 반등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펀드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펀드는 주당순이익(EPS)성장률, 기대상승률, 그리고 배당수익률이 높으며, 주가이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문 연구원은 "금융 위기에서 실물 경기 침체 위기로 전이되는 상황에서 산업재, 소재, 경기소비재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 비중이 높은 펀드 보다는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통신서비스 등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업종이 높은 펀드 투자가 유리할 것"이라며 이 펀드를 적극 추천했다.
또 인덱스 펀드로써 매매수수료 비율이 순자산 대비 연 0.04%로 주식형 펀드 중 최저 수준이란 점도 강점이다. 매매수수료는 기준가에 반영돼 매매수수료가 높은 펀드는 기준지수(BM)을 초과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등급은 초고위험(1등급)이다.
◇ 경기부양 수혜주에 분산투자…`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컨슈머펀드`
이용규 미래에셋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 솔로몬아시아퍼시픽컨슈머펀드`를 추천했다. 단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인 탓에 최고위험등급인 1등급으로 분류된다.
요즘과 같은 경기침체기에 상대적으로 경기방어적 특성을 가진 소비재 섹터에 집중투자한다는 점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다양한 곳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환헤지를 하지 않아 최근 원화 약세현상과 맞물려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전세계 경기부양책의 핵심이 결국 내수부양을 통한 소비 확대라고 봤을 때,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지역에 비해 경기부양효과가 두드러진 중국, 한국, 인도 등 이머징 지역의 소비섹터에 투자한다는 측면에서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본인의 투자수익목표를 명확히 하고 가용한 여유자금의 기간을 충분히 확보해, 타이밍을 잡는 투자가 아닌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금값 아직 덜 올랐다…`PCA 골드리치파생펀드`
이병훈 대우증권 펀드애널리스트 `PCA 골드리치파생펀드`를 추천했다. 이 펀드는 금 관련 지수와 연계된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최근 1개월과 6개월 수익률은 -0.2%, 11.6%로 주식형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 펀드의 투자등급은 1등급으로 가장 위험도가 높다.
금 가격이 연말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여 온스 당 1000달러를 넘어선 탓에 덩달아 금펀드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투자자의 관심도 커졌다.
이 애널리스트는 금 가격의 추세상승이 앞으로 지속돼 투자매력이 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금가격은 과거 달러가치 하락 시 강세를 보였으나, 최근에는 글로벌 증시 침체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진 탓에 금 수요가 증가하며 달러 가치 흐름과 무관하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또 공급 측면에서도 현재 세계 2위 금 생산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금 생산량이 정치적인 문제와 전략난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생산량이 줄고 있는 등 금 공급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어 금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경기가 완전한 회복력을 보이기 전까지는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금 가격의 변동성은 크겠지만 당분간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며 "주식시장과의 분산효과를 감안한다면 금 펀드 투자가 훌륭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