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손 잡은 탈레반…일대일로 포럼에 대표 파견

中과 국경회랑에 도로 건설 논의
中, 대사 파견·자원 개발 등 탈레반과 밀월
  • 등록 2023-10-15 오후 4:19:09

    수정 2023-10-15 오후 7:32:10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이 이달 중국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포럼에 참여한다. 외교적 고립에 시달리고 있는 탈레반이 중국을 탈출구로 삼는 모양새다.

왕위 아프가니스탄 주재 중국대사가 지난 1월 아프가니스탄과 중국 기업간 석유 공동 개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AFP)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은 17~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포럼에 하지 누르딘 아지지 상공부 장관 대행이 참석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일대일로 포럼은 중국의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를 홍보하는 자리다. 특히 일대일로 10주년을 맞는 올해 포럼은 중국 최대 외교행사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탈레반 측은 이번 일대일로 포럼을 계기로 자국 지하자원 개발을 위한 투자를 유치하고 중국과도 양국 국경을 잇는 와칸회랑 도로 건설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일대일로 포럼이 탈레반이 초청받은 다자 외교무대 중 가장 주목받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과 탈레반은 밀월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무력으로 차지한 데 대해, 이를 공식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 서방 국가와 달리 중국은 지난달 탈레반 집권 후 처음으로 정식 대사를 파견했다. 사실상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올 초엔 중국 신강중아석유천연기유한공사가 아프간 북부 유전에 매년 1억 5000만달러(약 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원유 추출 계약을 체결했다. 탈레반 집권으로 처음으로 유치한 대형 해외자본이었다.

탈레반과의 밀월은 중국에도 나쁜 선택이 아니다. 석유와 구리, 희토류, 천연가스 등 아프간의 풍부한 천연자원 때문이다. 또한 중앙아시아와 인도, 중동을 잇는 길목에 있는 아프간을 품어야 일대일로 프로젝트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일대일로 포럼에는 탈레반 외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해 130개국 대표가 참여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 등 서방 국가는 대부분 불참 의사를 밝혔다. 우리 정부도 이번 일대일로 포럼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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