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백신 접종해도 감염?”…전문가 답변은

  • 등록 2021-06-22 오전 9:39:06

    수정 2021-06-22 오전 9:39:06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델타(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고 있는 가운데, 델타 변이가 기존 코로나19 항체를 회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라며,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델타 변이에 감염될 확률이 낮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사진=방인권 기자)
엄 교수는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델타 변이에 의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는 영국의 양상을 보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 중심으로 유행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백신이든 간에 백신을 접종한 경우에는 델타 변이에 의한 감염확률이 굉장히 낮고 감염돼도 아주 가볍게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백신이 만들어낸 항체가 델타 변이에 효과가 조금 떨어질 수 있다는 자료들이 나오면서 항체 회피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완전히 증명된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현재 개발된 백신의 효과를 일부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백신 접종으로 델타 변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잇따르고 있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지난달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2차까지 다 맞으면 각각 88%, 60%까지 (델타 변이에 대해) 감염 예방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가지 않고 병원에 입원하는 걸 막는 효과는 각각 96%와 92%라고 설명했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최근 방송에 나와 “mRNA 백신(화이자·모더나) 접종을 완료하면 델타 변이에 약 88% 효과를 보이고, 얀센과 AZ도 약 60%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접종을 마친뒤 이상반응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다만 엄 교수는 “국내에 델타 변이가 크게 유행하지 않는 이유는 개인방역수칙 준수 때문”이라며 “7월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는 다소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델타 변이가) 국내 유입은 되고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인데 유입 후 다른 나라처럼 전파가 잘되고 있진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고 마스크 착용과 같이 개인방역수칙을 아주 잘 지키는 나라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런 물리적 차단 방법이 효과적으로 (확산을) 억제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또 엄 교수는 “7월은 1차 접종이 30% 정도를 넘은 시점으로, 20대에서 50대 미만, 청소년들은 전혀 접종이 안 돼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방역 완화가 됐을 때 사회적 이동량이나 사람들 간 접촉 빈도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델타 변이처럼 전파력이 강력한 바이러스가 지역 사회에서 유행하게 되면 통제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도 근본적으로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 올려야만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접종률을 적어도 50%~60% 이상 끌어 올려놓고 방역 완화를 논하는 게 좀 더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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