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수입약 잘 판다..`약일까 독일까`

다국적제약사와 잇따라 수입신약 판권 계약
판매 성과도 좋아..`신약 경쟁력 약화` 우려도
  • 등록 2011-07-01 오전 10:39:37

    수정 2011-07-01 오전 10:39:37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대웅제약(069620)이 적극적으로 다국적제약사의 수입약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판매하는 능력을 인정받아 다국적제약사로부터 대형품목의 판매권을 가져오고 있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은 국내제약사의 시장진입을 막고 있다며 눈을 흘기고 있고, 자칫 자체 신약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달 30일 한국MSD와 고지혈증약 `바이토린`의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국내사중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 도입에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 검증받은 제품을 장착하면서  단기간에 높은 실적을 올리고, 열악한 제품 라인업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목표다.

대웅제약은 지난 2008년부터 MSD의 골다공증치료제 `포사맥스`,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 아스트라제네카의 항궤양제 `넥시움`, 한국얀센의 소염진통제 `울트라셋`, 화이자의 폐렴백신 `프리베나`, 베링거인겔하임의 일반약 9개 품목 등의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이미 연 매출 500억원 이상을 올리는 고혈압약 `올메텍`,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소화불량치료제 `가스모틴` 등 주력제품이 수입신약이다.

대웅제약이 판권을 가져온 신약들의 성과도 좋다.

지난 2008년부터 MSD와 공동판매중인 포사맥스의 경우 복합제를 포함해 2007년 매출 302억원에서 지난해 362억원으로 20% 가량 늘었다. 이미 40여개의 제네릭(복제약)이 출시된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통상 제네릭 시장이 개방되면 오리지널 제품의 매출은 급격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2008년말부터 판매중인 `넥시움`은 2008년 93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2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2008년 국내 출시와 함께 대웅제약이 판매중인 `자누비아`는 발매 2년만에 200억원대의 대형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8년 170여개의 복제약 출시로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던 `울트라셋`은 이듬해 대웅제약이 판매에 가담하면서 매출 감소세가 멈춘 상태다. `프리베나`도 지난해 대웅제약이 팔면서 전년대비 10% 이상 매출이 늘었다. 일본제약사 다이이찌산쿄로부터 도입한 `올메텍`은 연간 800억원대의 매출로 가장 많이 팔리는 고혈압약으로 자리잡았다.

시장에서 대웅제약이 `오리지널을 잘 파는 제약사`로 평가받는 이유다. 실제로 이번에 대웅제약이 `바이토린`을 도입할 때 유사한 제품을 가진 다국적제약사도 대웅제약과 공동판매 계약을 맺자고 먼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영업사원들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학술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전달을 바탕으로 한 학술마케팅이 시장에서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웅제약의 행보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다국적제약사의 제품을 대신 팔아주면서 국내제약사들의 시장 진입을 방어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웅제약이 최근에 도입한 제품 상당수는 다국적제약사들이 복제약 시장 개방에 맞춰 시장방어를 위해 대웅제약을 파트너로 선택했다.

수입신약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자칫 신약개발을 소홀히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대웅제약은 과거 시알리스, 보톡스 등을 판매하다 다국적제약사에 되돌려준 `아픈 경험`이 있다.

▶ 관련기사 ◀
☞한국MSD, 대웅제약과 고지혈증약 공동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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