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어닝시즌 개막..시장은 어떤 해석을?

이익 증가율은 둔화..전망치 3.3%로 절반 `뚝`
전망치 잇단 하향·펀더멘털 견고..충격 완화될수도
투자자들, 과거 실적보다 전망 초점둘 듯
  • 등록 2007-04-09 오전 11:28:37

    수정 2007-04-09 오전 11:28:37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돌아왔다. 오는 10일(현지시간) 늘 그렇듯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가 첫 테이프를 끊으며, 13일 제너럴일렉트릭(GE)도 포문을 연다.

그동안 서브 프라임 모기지와 주택 판매, 금리 걱정으로 일관했던 투자자들도 다시 기업들이 얼마나 벌었는 지에 관심을 기울일 태세다. 향후 수 주간 주식시장의 향방은 아마도 기업 실적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익둔화 `확인`..악재될까 

▲ S&P500 기업 분기실적 추이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이미 한 자리수로 꺾였고, 1분기에도 이런 추세가 유지됐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유가 상승 덕을 톡톡히 봤던 정유업체들의 실적이 유가가 하락한 것과 동시에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실적 발표 시즌(earning season)이 자칫 `경고 시즌(warning season)`이 될 수도 있을 것.
 
하지만 이익 증가율 둔화 자체가 새로운 소식이 아닌만큼 주식 시장에도 별반 악재가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아직까지 시장에선 다우존스 지수 및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 편입 대기업들의 전체적인 이익이 올해 크게 나빠지진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는 편. 그렇지만 최근 수 주간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하향돼 왔다.

약세론자인 알버트 에드워즈 드레스드너 클라인워터 글로벌 증시 스트래티지스트는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기업 이익이 둔화되고 있다"며 "시장은 아직까지 이런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은 듯 하다"고 말했다.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올초 1분기 S&P500 기업 이익이 8.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 자리수 증가율 기록이 깨진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악재성 뉴스였다.

그러나 전망치는 점점 더 내려섰다. 지난 주말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증가율 전망치는 3.3%로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2분기 이익 증가율은 3.5%로 전망됐다. 정유업체와 금융, 기술 기업들 모두 실적이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적 둔화?..경제 펀더멘털 건실해 보이는데..
 
사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실적 발표 직전 종종 하향되곤 한다. 실적이 전망치에 맞췄는 지 여부가 큰 관심사가 되기 때문. 전망치를 낮춤으로써 기업들의 `실제` 실적은 이를 조금 웃돌곤 한다.
 
따라서 이런 관행을 유념할 때 크게 우려할 건 없다고 보는 투자자들도 상당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관론자들이 걱정하는 것보다 미국 경제 전망이 밝은 점도 실적 악재를 상쇄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투자와 민간 소비, 신규 주택판매 등이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기존 주택판매가 생각보다 호조를 보였고, 지난 주말 발표된 고용 지표도 기대 이상이었다는 점을 들었다.

톰슨 파이낸셜은 자체적으로 1분기 기업 실적 증가율이 7~8%를 기록하며 지난 10년간 평균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의 배 가량 되는 긍정적인 전망치로, 하반기 실적 증가율이 상반기를 앞서며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을 유지해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꼭 그렇게 되리란 `보장`은 없다. 포드나 일부 주택업체들은 투자자들에게 이미 실적 둔화를 경고했고, 에너지 기업들도 강한 이익 증가 추세를 유지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과거 실적 확인보다 `전망` 중점둘 듯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기업 이익 증가 혹은 감소 속도가 더딜 경우 주식 시장 움직임은 긍정적이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팀 헤이즈 네드 데이비스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이익 증가는 물론, 둔화됐을 경우에도 `놀라움`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즉, 주식 시장의 수익률과 유사하게 움직였을 경우엔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 이익이 둔화됐을 때 투자자들은 주가를 떠받칠 낙관론을 찾게 되고, 투자자들은 대체로 중기적인 전망을 낙관적으로 상정하고 기업 실적 둔화는 상대적으로 단기적일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따라 중기적 관점에서 금리 정책을 보게 되고, 경제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변수를 부각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있다고 볼 경우엔 금리는 높아지게 돼 기업 이익 및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게 된다.
 
헤이즈는 "역사적으로 주식 시장은 이익 증가폭이 커졌다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좋지 못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 대해 조심스럽게 전망하게 된다"며 "그러나 경제가 인플레와 리세션(recession)을 모두 방어할 것이란 기대감이 충만하기 때문에 주식 시장 전망은 좋다"고 강조했다.
 
WSJ은 이익 둔화가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올해 리세션 가능성을 30%로 보고 있다고 밝혔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이 가능성을 거의 `제로(0)`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은 워낙 실망감에 익숙해져 왔기 때문에 부정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약세로 흘러들지 않게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식 시장 움직임은 따라서 기업들이 내놓을 실제 실적보다는 향후 어떤 실적을 내놓게 될 지 전망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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