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고용노동부가 경기 양주시 채석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14일 만에 삼표산업 본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삼표산업의 이종신 대표이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번 수사는 삼표산업 본사가 안전 보건 확보 의무를 적법하게 이행했는지가 핵심이다.
| 2일 경기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삼표산업 채석장 붕괴·매몰사고 현장에서 구조당국이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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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11일 오전 9시부터 경기 양주시 채석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주식회사 삼표산업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에 대한 증거 확보가 목적인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14일 만에 착수됐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10시8분쯤 경기 양주에 있는 삼표산업 양주사업소에서 근로자 3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매몰된 근로자 3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고용부는 사고 발생 후 삼표산업에 대한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고와 삼표산업이 중대재해법 적용 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근로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 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1년 이상의 징역형 등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적용 대상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 건설업의 경우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이다. 레미콘 제조업체 삼표산업은 상시 근로자가 약 930명으로, 법 적용 대상 기업이다.
수사를 맡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이날 압수수색에 중대산업재해 수사담당 근로감독관과 6개 지방노동청 디지털포렌식 근로감독관 등 45명을 동원해 본사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입증을 위한 증거 확보에 나섰다. 이는 지난 붕괴사고 이후 양주사업소 현장사무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한 후 두 번째로 실시되는 강제수사이다.
중대재해법 1호 수사인 이번 삼표산업 수사가 경영책임자의 처벌까지 이어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삼표산업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적법하게 구축하지 않은 정황을 확인하고 지난 9일 이종신 삼표산업 대표이사를 중대재해법 위한 혐의로 입건했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이행 △재해 발생 시 재해방지 대책의 수립·이행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가 관계 법령에 따라 개선 시정 등을 명한 사항의 이행 △안전·보건 관계 법령상 의무 이행에 필요한 관리상 조치 등 크게 4가지 의무를 준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현장소장 등 현장 및 본사 관계자 15명의 조사내용과 함께,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되는 자료 등을 토대로 경영책임자가 법에 따른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