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고 또 베끼고…중국, 대놓고 '불닭볶음면' 한글로 박았다

中, 불닭볶음면 외에도 '옛날당면' '미원맛소금' 등 모방 유통
국내업체, 해당 생산업체 상대로 IP 소송 제기
  • 등록 2022-01-05 오전 9:46:26

    수정 2022-01-05 오전 9:46:26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중국에서 한국 음식의 인기로 한국 제품을 모방한 ‘짝퉁’ 제품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보다 못한 국내 업체들이 손을 잡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4일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삼양식품,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등 국내 식품 업체들과 중국시장에서 K-푸드 모조품 근절을 위한 공동 협의체를 구성하고 모조품을 생산 및 유통하고 있는 청도태양초식품, 정도식품을 상대로 IP(지식재산권)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과거 개별 기업이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모조품에 대해 행정 단속을 시행한 적은 있지만 공동으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왼쪽은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정품, 오른쪽은 중국 짝퉁 제품. (사진=한국식품산업협회)
중국 청도태양초식품과 정도식품은 유명한 K-푸드의 상표와 디자인을 도용해 ‘사나이’라는 한글 브랜드를 부착해 중국 전역에 유통시켰다.

이들이 모방해 유통한 제품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CJ제일제당의 ‘다시다·설탕·소금’, 대상의 ‘미원·멸치액젓·미역’, 오뚜기의 ‘옛날당면’ 등 9개 제품에 달한다.

특히 불닭볶음면의 경우 얼핏 보면 정품과 모조품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다. 검은색 바탕에 조리된 음식 사진, 캐릭터까지 유사하게 그려져 있고, 제품 오른쪽 하단에는 한글로 버젓이 ‘불닭볶음면’이라는 이름까지 베꼈다.

대상 청정원의 미원 맛소금(왼쪽)과 중국 업체가 생산한 맛소금 모조품. (사진=한국식품산업협회)
대상 청정원의 미원 맛소금도 마찬가지다. 흰색과 주황색으로 채워진 바탕과 네모칸 속 맛소금 고유의 디자인까지 그대로 붙여넣었다.

국내 기업들은 상표권 침해 등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효율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은 “이번 소송은 국내외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식품업계 주요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뭉쳐 공동대응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IP 침해 대응의 성공사례가 창출될 수 있도록 승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최근 국내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드랍’은 중국에서 상표권을 무단 도용하고, 상표권 사용 허가를 받았다는 위조 서류로 가맹점 모집에 나선 현지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설빙 또한 지난해 메뉴와 상표 등을 똑같이 베껴 장사한 중국의 한 빙수업체에 대해 중국 상표평심위원회(특허청)에 상표권 무효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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