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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약 3시간 30분간 김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주요 범죄 성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20일 오전 2시 30분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삼성바이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54) 전무, 재경팀장 심모(51) 상무의 구속영장도 모두 비슷한 사유로 기각됐다. 법원이 김 대표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법원은 지난 5월 25일 검찰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김 대표에게 청구한 첫번째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최악의 경영 위기 모면
구속 기로에 서 있던 김 대표가 구속 위기를 피하면서 삼성바이오는 최고경영자 경영 공백이라는 최악의 위기는 피하게 됐다. 고객사에서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받아 생산하는 삼성바이오 입장에서는 대표 구속이 현실화됐을 경우 ‘수주 절벽’ 이나 투자 지체에 직면할 우려가 컸다.
바이오산업은 특성상 최고 경영자 수준 결정으로 추진되는 사업이 많다. 대표 구속은 바이오 산업이 중요시하는 신뢰 문제와 직결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의 계약은 장기인 데다 금액 자체가 크고 의약품 자체가 사람의 생명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 최고경영진 수준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회사의 기술력과 대표 얼굴을 보고 수주가 이뤄지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의 보복 무역조치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진의 공백 여파는 클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의약품을 생산하는 위탁생산업체이기 때문에 일본산을 지정해 주문을 받으면 해당 원료를 쓸 수박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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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존림 부사장, 이규성 부사장, 윤광훈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컨티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준비했지만 대표 구속을 피하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치고 영장실질 심사에 임했다. 김 대표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분식회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횡령 혐의도 “회사 성장 기여에 대한 정당한 성과급”이라며 “주총 의결 등 필요한 절차도 다 밟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삼성바이오 주가도 연초 37만4000원에서 지난 19일 28만7500원으로 23%이상 빠진 상태다. 오는 23일 발표하는 2분기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분기 별도기준 삼성바이오의 실적추정지를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1% 감소한 890억원,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한 184억원의 영업손실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의 목표주가도 14%나 하향한 43만원으로 조정했다. 서근희·정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공장) 가동률 정상화로 실적 회복이 기대되지만, 검찰 조사 및 행정소송 1심 결과 발표 등으로 불확실성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증권선물위원회의 ‘고위 분식회계’ 결론과 대표이사 해임 권고, 재무제표 재작성 등의 처분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 구속은 피해 다행이긴 하지만 이미 법적 다툼을 벌이기 이전부터 ‘분식회계’의 낙인이 찍혀 경영에 차질을 빚어 왔다”며 “검찰도 ‘3차 영장’을 재청구할 것이기 때문에 안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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