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헤즈볼라의 땅' 레바논 티르를 가다

  • 등록 2015-12-06 오후 12:00:00

    수정 2015-12-07 오후 8:34:43

[티르=국방부 공동취재단·이데일리 최선 기자] 검은 베레모를 쓴 육군 특수전사령부 군악대의 배웅을 뒤로 하고 이륙한 전세기는 꼬박 12시간을 날아 중동의 화약고 레바논에 도착했다. 시리아,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레바논은 국내외에서 분쟁이 끝이지 않는 곳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레바논에 내린 동명부대 17진은 새벽 1시께 주둔지로 이동하는 버스에 나눠 올랐다. 유엔 평화유지군(PKO)으로 해외파병 중인 동명부대는 한국으로부터 서쪽으로 7900km 떨어진 레바논 티르 시(市)에 주둔하고 있다. 우리 군에서 파병한 PKO 중 최장기간인 8년째(2007년 7월부터 파병)다.

주둔지는 베이루트 공항에서 86km 가량 남쪽에 위치해 있다. 주파수 교란장비(Jammer) 차량과 응급차가 동명부대 17진을 뒤쫓았다. 차량에 오르기 전 모든 부대원과 취재진은 PKO의 상징인 파란 방탄헬멧과 방탄조끼를 착용했다.

지난달 12일 이슬람국가(ISIL)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두 차례 자폭테러를 일으켜 4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경계수위가 높아졌다.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 서부여단은 동명부대 등 예하 부대에 △외부 이동시 방탄보호구 착용 △부대 주둔지 방호벽 강화 △외부인 부대 출입 시 금속탐지기 외에 직접 수색을 병행하라고 지시했다.

삼엄한 경호 속에 버스로 1시간 40분을 달려 동명부대 17진은 주둔지에 다다랐다. 주둔지 정문 윗부분에는 ‘완전작전, 무사귀환’이라는 구호가 눈길을 끌었다.

동명부대가 주둔한 레바논 남부 티르 지역은 일명 ‘헤즈볼라의 땅’이라고 불린다. 이슬람 시아파 무장정파인 헤즈볼라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이스라엘과 군사적 갈등을 지속하다가 2006년 7월 결국 전쟁을 치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같은 해 8월 유엔 결의안 을 통과시켰고 이듬해 동명부대가 파견됐다. 우리 군이 이곳에 파병된 이유는 헤즈볼라-이스라엘 간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군 관계자는 “최근에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 중인 헤즈볼라 무장 세력이 시리아 북부로 이동하면서 긴장이 완화한 상태다. 올해 11월까지 상호도발은 단 2건에 불과했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극단 순니파 계열이나 ISIL의 테러 위협이 상존하고 있고 이들이 시리아 난민촌을 근거지로 삼고 있어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긴장감 속에 배치된 동명부대 17진은 앞서 8개월간 작전을 펼친 16진으로부터 일주일간 인수인계에 들어갔다. 책임지역인 티르 지역으로 유입되는 불법 무기와 무장 세력을 차단하고 테러 활동을 억제하는 것이 이들의 주 임무다. 아울러 이 지역 내 주요 기동로와 고정감시초소로 인근지역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폭발물제거반(EOD) 작전, 인근 주민과 친화적 관계 조성을 위한 민사작전도 실시한다.

리타니강 인근 도로의 한 거점에서 동명부대원들이 바라쿠다 장갑차를 정차한 채 테러 의심 세력의 강 이남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작전을 펼치고 있다.(사진=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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