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추세라면 1000억달러를 넘기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무리하게 자금을 빌려 인수에 나서면서 대규모 부실채권이 발생하거나 기업 파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기업공개(IPO)를 통해 수익회수에 나선다면 물량부담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PEF, 갈수록 통 커진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모펀드 그룹인 아폴로 매니지먼트와 텍사스퍼시픽그룹이 세계 최대 카지노 그룹인 하라스 엔터테인먼트에게 주당 90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며 합의단계에 거의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인수건이 성사된다면 부채를 포함해 인수규모는 250억달러에 달한다.
투자은행 및 헤지펀드와 손잡고 하라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지노 업체 펜 내셔널게이밍은 주당 87달러를 제안했지만 가격에서 밀렸다.
텍사스퍼시픽그룹은 지난주에도 맥쿼리은행과 함께 콴타스항공을 87억5000만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지난달 사모펀드 그룹인 블랙스톤은 부동산 업체인 이쿼티오피스를 부채 포함, 360억달러에 인수키로 했고 베인캐피탈 파트너스와 토마스 H.리 파트너스는 클리어채털 커뮤니케이션스를 195억달러에 손에 넣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지난달 기사에서 "사모펀드가 500억달러 규모의 인수를 진행할 여유를 갖고 있다고 상당수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 투자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형 사모펀드 컨소시엄은 대형 기업도 인수할 수 있는 자금을 조달할 능력을 갖고 있다"며 "IBM처럼 시가총액 1410억달러 규모의 기업은 어렵겠지만 700억달러나 800억달러 규모의 인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칼라일 그룹의 공동 설립자는 이같은 추세라면 향후 2년내에 1000억달러 규모의 인수제안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앱솔루트 리턴 파트너스의 닐스 젠슨 투자자문사는 "이같은 흐름이 둔화될 조짐도 없고 실질적으로 금융사고나 경기둔화 시그널도 없다"고 말했다.
◇몸값 버블..IPO로 증시 출렁일 수도
그러나 사모펀드 인수전 과열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사모펀드가 경쟁적으로 M&A에 나서면서 기업들의 몸값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라바투스 프로데오 닷넷은 "사모펀드 바이아웃이 예상대로 증가한다면 전체 시장은 너무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호조로 최근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는 금리인상 움직임이 일고 있어 사모펀드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윌버 로스(사진)는 LBO가 늘어나면서 내년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기업 파산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사모펀드는 언젠가는 차익실현을 하고 빠져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쓰는 방법이 기업공개(IPO). 포드자동차로부터 허츠 글로벌 홀딩스 지분을 인수한 3개 사모펀드 그룹은 인수 11개월만에 13억2000만달러 규모의 IPO를 통해 28% 지분을 팔아치우기도 했다.
보스톤 컬리지의 제리 카오와 하버드 대학의 조쉬 러너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모펀드에 인수된지 1년 이내에 기업공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반 IPO나 전체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IPO 규모가 클 경우 증시에서 소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닐스 젠슨은 "너무 많은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며 "언젠가는 금융 사고로 연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