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룡의 한방라운지)명절후 화병

  • 등록 2005-02-14 오후 12:20:20

    수정 2005-02-14 오후 12:20:20

[edaily] 고향에서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을 보내고 난 후 집으로 돌아와서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명절 후 부부 사이가 벌어지는 가장 큰 요인에는 시댁이나 처가식구들과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불경기가 지속되는 경우 명절로 인해 씀씀이가 커지면서 살림살이가 빠듯해 진 탓에 신경이 예민해 진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게다가 명절 때 ‘잘 나가는 친척이나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불똥이 엉뚱하게 남편에게로 튀기 십상이다. 명절 때의 불합리한 가사노동은 특히 여자의 울화를 치밀게 만든다. 남편이 친지들과 아랫목에서 신나게 고스톱판을 벌이는 동안 하루 종일 부엌과 안방을 오가는 통에 손에 물기가 마를 새가 없다. 집에서는 곧잘 설거지를 도와주던 남편도 시댁에 왔다하면 안방에서 구들장을 끼고 앉아 꿈적도 하지 않는다. 애들이 공부라도 잘 하면 부엌에서나마 동서나 친척들 앞에서 목에 힘 한 번 주어 보겠는데, 이마저 애들이 일찌감치 부모의 기대를 저버린 탓에 동서의 우등생 아들 자랑에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가 마뜩치 않다.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고작해야 명절 때나 겨우 내려오는 고향에서 웃는 낯을 보여주면 좋겠는데 아내의 찌푸린 얼굴 때문에 불안한 며칠을 보내다가 심사가 뒤틀어지게 된다. 집에 돌아와서도 명절 때 부부간에 쌓인 앙금을 해소하지 않으면 가정불화가 끊이지 않는 것은 물론 여러 가지 병이 생기기 쉽다. 가장 심각한 것이 명절 때의 스트레스로 인해 불거진 화병. 한의학에서는 화병이 생기는 것은 칠정(七情)이 손상됐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사람이 오장육부와 관련된 감정을 바깥으로 드러내게 되는 것을 칠정이라고 한다. 칠정중 화병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노기(怒氣: 성냄). 노기는 간을 상하게 만든다. 이치에 맞지 않은 일을 당하거나 바라던 일을 이루지 못할 경우 성내는 마음이 생기는데 만약 노기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간의 기능이 제대로 소통되지 않아 기(氣)가 머리위로 치솟게 된다. 간기가 머리 쪽으로 역상하게 되면 두통이나 어지럼증 또는 손떨림증이 생기며 심하면 의식을 잃거나 피를 토하게 되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사(思). 사려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이 경우 소화기능이 떨어져서 식욕부진 소화불량 위장이 더부룩해지고 심하면 팔다리에 힘이 쭉 빠져 만사가 귀찮아진다. 우(憂)는 근심으로 근심이 지나치면 폐를 상하게 된다. 폐는 인체에서 기의 흐름을 조절하기 때문에 걱정이 과도하면 기의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마음이 답답하고 의기소침하게 될 뿐 아니라 밤에 잠을 못 이루게 된다. 비(悲)는 슬퍼하는 감정으로 이것이 과도하게 되면 기의 순환이 약화되어 오장의 기능이 떨어지고 깜박깜박 잘 잊어 먹는 건망증이 생긴다. 이처럼 같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도 남자보다는 주로 여자에게서 화병이 생기는 것은 남자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반면 여자들은 억울한 일이나 속상한 일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서 가슴에 꾹꾹 눌러 담기 때문.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여자의 병은 기를 푸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 명절 후 굳어진 아내의 마음을 신경질로 치부하거나 예민한 성격 탓으로 돌리기 보다는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좋다. 여자도 마음을 닫아놓고 일거에 서운한 감정을 폭발시키지 말고 평소에 불만을 털어놓아 앙금이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병이 있는 사람은 양 젖꼭지의 한 가운데 부분인 전중혈을 눌러보면 통증이 심한데 수시로 이 부분을 마사지하여 풀어주도록 한다. (예지당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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