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고등학생 A양은 자신을 사칭한 ‘음란 SNS 계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SNS를 통해 A양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올라왔고, 주변에서는 A양이 스스로 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오해했다. 결국 A양은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하는 등 일상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중학생 B양도 딥페이크 성착취물의 피해자다. B양의 경우 학교명과 학년, 반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까지 인터넷에 퍼졌고, 인근 지역까지 소문이 번져 등교를 하지 못하고 있다.
| (사진=푸른나무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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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푸른나무재단’이 최근 진행한 딥페이크 관련 청소년 상담 사례다. 재단은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를 상담하는 사례가 급증해 청소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5일 밝혔다.
재단이 최근 진행한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딥페이크 성범죄는 모든 플랫폼에서 발생했다. 사이버폭력 중 사이버 성폭력 피해율은 지난 2022년 2.8%에서 올해 8.0%로 3배 가량 증가했고 교급별로는 중학생이 가장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재단은 피해 청소년들의 건강한 회복과 성장을 위해 피해자를 지원한다. 딥페이크 피해를 입은 청소년들에 경찰 신고와 성착취물 유포 방지, 피해 회복을 위한 무료 심리상담 등이다. 딥페이크 피해를 입은 청소년들은 푸른나무재단의 전국 학교폭력, 사이버폭력 상담전화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푸른나무재단 박길성 이사장은 “피해 청소년의 잘못이 아니니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주저하지 말고 용기 내서 도움을 요청했으면 좋겠다”며 적극적인 연락을 당부했다.
또 “이를 위한 심리 상담과 각종 서비스를 연계·제공하고 있지만, 민간단체 혼자만의 힘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딥페이크를 비롯한 사이버폭력 피해 학생의 회복을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예방을 위해 함께할 시민과 기업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