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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재옥 원내대표는 15일 22대 총선 당선인 중 4선 이상 중진과 간담회를 열고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한다. 4선 이상 중진은 조경태·주호영·권영세·권성동·김기현·나경원·윤상현·김상훈·김태호·김도읍·안철수·윤영석·박대출·박덕흠·이종배·한기호 당선인 등이다.
윤 원내대표는 16일엔 국민의힘 및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당선인 108명이 참석하는 당선인 총회를 개최하고 차기 지도부 구성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후 당이 다시 비상 상황에 놓인 만큼 이 자리에서 격론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를 선출하는 방안과 혼란스러운 당 수습을 위해 일단 새 비대위를 출범시킨 후 하반기에 전당대회를 열고 지도부를 뽑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비대위원장 권한대행인 윤 원내대표가 일단 전당대회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선거에서 패배하면 비대위로 가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이미 세 차례(주호영·정진석·한동훈) 비대위를 띄운 바 있어 또다시 ‘비대위의 비대위’로 가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당분간 주요 선거가 없는 만큼 이 시기에 전당대회를 치러 당을 재정비하고 전당대회 과정에서 패배감에 빠진 당 분위기를 띄우는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비대위의 비대위가 상시화됐다”며 “전당대회는 당원의 총의를 모아 새 지도부를 뽑는데, 상반기에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가 없으니 이때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의 임기 문제도 있다. 지난해 4월7일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윤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이지만, 이번 총선을 대비해 21대 국회 임기 종료일인 5월29일까지 임기를 연장한 상태다. 당내에선 윤 원내대표 체제에서 차기 지도부 구성안을 확정하지 않으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21대 총선 참패 후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에서 ‘김종인 비대위’를 띄우려 했으나, 임기 연장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이후 차기 원내지도부인 주호영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매듭지을 때까지 한 달여간 혼란을 거듭한 바 있다.
국민의힘 당선인 총회에서 전당대회를 치르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면, 통상 전당대회를 치르기까지 최소 두 달여 소요되는 만큼 6월 말이나 7월 초에 신임 지도부가 들어설 전망이다.
차기 당권주자로는 수도권에서 생환한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나경원(서울 동작을)·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당선인이 거론된다. 수도권 선거 참패로 당이 ‘영남당’으로 고착할 우려가 있어 수도권 중진 의원들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22대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한 만큼 친윤(親윤석열) 색채가 짙은 인물이 힘을 받지 못할 거라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차기 지도부의 주요 과제로도 수평적 당정관계를 통한 용산과의 입장 재정립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신선함’이 무기였던 한동훈 비대위가 실패함에 따라 현재 난관을 헤쳐 나갈 정치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국민의힘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당의 중진 지역구 재배치에 따라 영남권 격전지인 ‘낙동강벨트’를 탈환한 김태호 의원(경남 양산을)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당권을 내려놓은 김기현 의원(울산 남을)도 자천타천으로 당권주자로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