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5회 연속 동결…가계부채에 고환율까지 덮쳐(상보)

한은 금통위 본회의서 금리 연 3.5%로 동결
은행 가계부채 넉 달 째 급증
이창용 "가계부채 비율 100% 밑으로, 정책 1순위"
G2 엇갈린 경기에 환율 1340원 안팎
美 추가 긴축 우려 커져…잭슨홀·9월 FOMC 지켜봐야
  • 등록 2023-08-24 오전 9:51:10

    수정 2023-08-24 오전 9:51:1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출처: 한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2월, 4월, 5월, 7월에 이은 다섯 번 연속 금리 동결이다.

물가가 2%대로 낮아졌지만 8월 3%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등 물가와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가계부채 급증세, 1340원 안팎의 원·달러 환율은 금리 조정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8월 잭슨홀 회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미국의 추가 긴축 여부도 확인해봐야 한다. 사실상 금통위가 할 수 있는 일은 매파(긴축 선호) 스탠스를 유지하며 미국의 결정을 지켜보는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출처: 한국은행


◇ 가계부채·고환율·美긴축 “점점 금리 인하하기 어려운 환경”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금리 동결을 전망한 것과 일치한다.

한은은 2월부터 7개월째 금리 인상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데 점점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환경들이 조성되고 있다.

한은이 지난 1년반 동안 금리를 3%포인트나 올리면서 역사상 가장 빠른 금리 인상을 했음에도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7월 6조원 증가, 넉 달 연속 늘어났다. 가계신용(가계대출과 판매신용 합계)은 2분기말 186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조5000억원, 0.5% 증가했다. 3분기 만에 증가 전환이다.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한은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가계대출이 이 속도로 늘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00% 밑으로 가도록 하는 것을 정책 1순위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계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에 금통위원들도 많이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그동안 가계부채 축소, 디레버리징에 대해 중장기적 과제라고 밝혀왔으나 빚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보니 정책 1순위로 삼겠다며 발언 수위를 높인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게 중론이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4~26일(현지시간) 잭슨홀 회의에서 미국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을 언급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립금리 상향은 9월 FOMC에서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경우에 따라 한미 금리 역전폭이 2.25%포인트로 더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확대되더라도 그 자체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그러나 최근처럼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선 다르다. 미국 경기 호조, 중국 경기 침체 우려 등 G2의 엇갈린 경기 흐름에 원·달러 환율은 21일 1342.6원으로 이달에만 무려 68원 급등했다.

이에 이 총재는 기재위에서 “잭슨홀 회의에서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 9월 FOMC 의사 결정에 대한 예상 등 다양한 요인을 금통위원과 상의해 논의하겠다”며 “한미 금리 격차보다는 미국 금리의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은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됐던 물가상승률은 7월 전년동월비 2.3%로 하락했으나 8월엔 국제유가 상승, 태풍 등 집중호우에 따른 농산물 작황 부진 등으로 다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는 다시 오르더라도 한은의 전망 범위에 있기 때문에 금리의 결정적 변수에선 멀어지고 있다. 이 총재는 내년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 중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매파 스탠스 강해질 듯…금리 인하 시점 지연 전망

각종 변수들을 고려하면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했더라도 매파(긴축 선호)적 스탠스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대 부총재가 이번 회의에 처음 합류했지만 한은 출신인 만큼 전임 이승헌 부총재와 다른 성향을 보일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6명의 금통위원(총재 제외) 모두 금리를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이 최근 대출제도 개편을 통해 적격담보증권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면서 유사시 시장에 유동성을 적극 공급할 것임을 천명한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위축 부담도 덜어진 상황이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3년물과 10년물이 각각 3.8%, 3.9%대로 올라 연 고점 또는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까지 높아졌으나 국내 금융시장 최대 리스크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는 모습은 아니었다. 외려 단기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였다. 사실상 시장 안전판이 마련된 셈이라 한은 입장에선 긴축 정책을 펴는 데 있어 일정 부분 자유로워진 측면도 있다.

이에 가계부채 급증세, 고환율, 미국의 긴축 우려 등을 고려해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데일리가 설문조사한 13명의 전문가 중 3명만 연내 금리 인하를 전망했고 나머지 10명은 내년께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명 중 무려 6명이 내년 2분기께 금리 인하를 점쳤다. 연준이 먼저 금리를 내린 후에야 한은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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