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주 오르고, 건설주 내리고… 희비 교차

우크라 재건 수혜 기대감에 재건주 상승세
건설주 침체 일로… 부동산 경기하락에 PF 우려 가중
“유동성 고갈 우려 부상… 불확실성 노출 과정”
  • 등록 2022-10-23 오후 3:54:16

    수정 2022-10-23 오후 3:54:16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호재와 악재 속 재건주와 건설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재건주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러-우 전쟁 후 재건을 위한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는 소식에 급등한 반면 건설주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면서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재건테마주로 분류되는 삼부토건(001470)은 지난 21일 전 거래일 대비 7.14%(100원) 오른 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부토건은 유라시아경제인협회 등과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밖에 공작기계에 사용되는 부품을 생산하는 서암기계공업(100660)은 4.17% 올랐으며 6.02% 상승한 에스와이(109610) 등 건설·기계 관련 업체도 오름세를 보였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와 교통부,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합동TF를 구성해 전후 재건을 위한 실무적인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도 수혜가 기대된다.

우크라이나 재건에 따른 수혜로 신바람이 난 이들 종목과 달리 건설업은 침체에 빠진 모양새다.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 매수심리가 가라 앉으면서 KRX건설 지수는 지난 한 달간 9.92% 하락했다.

세계최대 스마트도시인 네옴시티 수례 등 중동 특수가 가라앉은 것도 타격이다.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11월 방한이 무산되면서다. 가뜩이나 국내 부동산경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해외 수주도 부진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시장의 우려에 대형건설사 주가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한달 간 현대건설(000720)은 21.76% 하락했으며 GS건설(006360)은 20.37%, HDC현대산업개발은 11.79% 내리는 등 줄줄이 하락세다. 금호건설(002990)은 지난 21일 하루 만에 11.53%가 빠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전망도 어둡다. 레고랜드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미상환 사태로 채권시장 혼란이 가중되며 자금 흐름이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나서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나섰으나 시장에는 이미 일부 업체에 대한 도산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건설주의 목표가를 하향하며 주가 부진을 예견하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양경기 악화와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발행 및 유통시장 경색으로 시공사 유동성 고갈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면서도 “악재가 있으나 일부 시공사 도산 가능성은 앞서간 추측이며 가려져 있는 불확실성이 측정 가능한 위험으로 나타난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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