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인과성 인정 확대될까(종합)

[이데일리 박철근 박경훈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나타난 인과성 범위를 넓히기 위한 첫 발걸음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인과성 인정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해소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12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국내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사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이하 안전성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안전성위원회는 박병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부원장을 위원장으로 역학, 임상, 소통 등 3개 소위원회 및 소위원회 이하 주제별 11개 소분과로 총 22인으로 구성했다. 이와 더불어 전문가 풀(Pool) 형태의 전문자문위원단을 구성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위원회는 코로나19 백신의 이상반응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인과성 평가 근거를 마련해 위해 연구를 수행해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신접종 후 사망 인과성 인정 단 2건

지금까지 질병관리청이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 중 인과성을 인정한 것은 두 건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접종 후 피해를 호소하는 당사자, 가족들의 불만이 컸다.

사망 사례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이 평가한 이상반응 의심 사례 3416건 중 지난 5일 기준으로 인과성이 인정된 사례는 총 477건에 불과하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과 급성 심근염으로 인한 사망이 2건, 중증 질환이 5건, 아나필락시스가 470건이다. 이 밖에 기타 관심 증상 중에서는 ‘이상 자궁 출혈’ 신고 사례가 총 2213건에 달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발족식 이후 열린 브리핑에서 “위원회는 백신 접종 후 건강문제에 대한 백신과의 인과성 평가를 위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국외 연구결과를 확인하고, 국내 예방접종 자료, 이상반응 자료, 진료 정보 및 통계청 사망자료 등을 분석하는 연구를 직접 수행할 것”이라며 “그 결과를 주기적 포럼을 통하여 의료계 전문가와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결과를 질병청에 제공, 백신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서 이상반응 피해보상을 신청한 개별 사례에 대한 인과성 평가에 참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병주 코로나19 백신안정성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발족식에서 향후 위원회의 활동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질병관리청)

위원회 의견 피해보상 확대로 이어질까

대한민국 의료계 최고 석학들로 구성한 안정성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위원회의 의견이 실제 인과성 인정 확대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위원회는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분석을 통한 의견을 전달하는 데 역할의 한계가 있어서다. 결국 피해보상결정을 위한 인과성 여부 인정은 피해보상전문위원회의 몫이다.

다만 단순히 외국의 연구 사례나 국내 개별 사례로만 기존의 인과성 판단보다는 좀 더 객관적으로 인과성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다.

박 위원장도 “개별 사례에 대한 인과성 평가는 정부가 운영하는 피해보상전문위원회 소관”이라며 “피해보상전문위원회 위원들은 안전성위원회에서 제출한 결과를 기반으로 해서 개별 사례 인과성 평가를 하는 데 참고를 해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보상전문위원회는 외국에서 발표한 자료나 의학적 전문성에 입각해서 평가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는 우리나라 인구집단에서 나타난 근거를 추가해서 평가를 하기 때는 것이기 때문에 개별 사례에 대한 인과성 평가가 한결 더 객관적이고 과학성을 더 높이게 되고 합리적이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