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폭탄주'가?…공식 매체서 건강주의 당부

  • 등록 2018-01-02 오전 10:21:02

    수정 2018-01-02 오전 10:21:02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7월 대동강 맥주공장에서 새로 개발된 맥주의 생산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임수빈 인턴기자] 북한에서도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이른바 ‘폭탄주’ 문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1일 오전 날씨를 예보하며 “겨울철에는 인체의 체온 조절을 위한 열 에네르기(에너지) 소모가 많아지므로 사람들 속에서 식사 섭생에 주의를 돌려야 할 것”이라며 “특히 알코올 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거나 술(소주)과 맥주를 섞어 마시면 체온 조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장, 간 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술은 주로 저녁경에 알코올양으로 8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며 술과 맥주는 따로 마시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북한의 공식 매체가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일기예보를 하면서 음주에 대해 당부한다는 점에서 북한에서도 폭탄주가 일상적인 음주문화로 자리 잡은 것으로 추측된다.

평양 출신의 한 탈북민은 “내가 북한을 떠나던 2000년대 후반까지도 일반 주민들은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법을 몰랐다”라며 “북한 주민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라디오에서 경고할 정도라면 최근 들어 폭탄주 문화가 일반 주민들에게까지 확산했다는 의미”라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한편 고위급 인사와 대남기관 종사자를 비롯한 북한의 일부 계층에서는 이미 전부터 폭탄주 문화가 잘 알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5년 6·15 민족대축전 참석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우리측 인사들과 오찬을 갖는 자리에서 폭탄주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남(南)에서 폭탄주가 유행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누가 남에 가서 이를 배워와 (북한에) 유행을 시키고 있다”면서 “오늘은 (대표단 일행이) 비행기를 타야하고, 점심이니 다음에 폭탄주를 하자”고 말한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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