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 위기에 처했던 양국 FTA가 타결되기까지는 ‘창의적 사고’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FTA 협상 재개 요청을 받고 “양국간 입장 차이를 ‘창조적 방식(think out of the box)’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15일 브리핑에서 “오랜 기간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과정에서 정상끼리 만났을 때 기본 방식에서 벗어나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자는 공감이 형성돼 협상에 물꼬가 트였다”며 “새롭게 한 번 협상을 진전시켜보자는 의미에서 협상대표도 차관보로 승격시키고 여러가지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뉴 FTA 협상대표로 참석했던 최경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뉴질랜드는 시장 자체가 많이 개방돼 있고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균형을 맞추기가 어려웠다”며 “창의적으로 생각해서 두 가지를 시도했다”고 협상 과정을 소개했다.
먼저, 농수산분야의 협력을 실질적으로 만들기 위해 △농어촌 청소년 150명에 대한 뉴질랜드 어학연수 기회 제공 △농림수산분야 전문가 14명에 대한 뉴질랜드 훈련 및 연구 기회 부여 △학생 6명에게 뉴질랜드 농립수산 분야 대학원 장학금 지원 등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정부는 다른 국가와의 FTA에선 보기 드문 이 같은 창의적 시도 끝에 5년 5개월 만에 양국 FTA를 타결지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키 총리와의 기자회견에서 FTA 타결을 선언하면서 “협상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창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부단히 모색한 결과, 오늘 FTA 타결이라는 소식을 양국 국민들에게 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키 총리는 “농업 부문의 자유화가 한국 내에서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을 하고 있다”며 “한국이 이미 유럽연합(EU), 미국, 호주, 캐나다와 체결한 FTA 내용 속에 없는 내용이 한국과 뉴질랜드 간 FTA에 포함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