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도입 1년..`모바일 생태계가 변했다`

폐쇄적 모바일 시장 개방
사회전반 스마트 혁명 촉진
  • 등록 2010-11-25 오전 10:57:16

    수정 2010-11-25 오전 11:07:36

[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KT(030200)가 애플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국내 도입한지 오는 28일로 1년을 맞는다.

AS·베터리 문제 등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아이폰이 국내 모바일 생태계를 변화시킨 장본인 임에는 이의를 달 사람이 없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빅뱅을 일으키며, 우리 산업·사회 전반에 걸쳐 `스마트 혁명`을 촉발시킨 매개체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모바일 빅뱅은 다양한 사회 시스템과 융합해 경제, 국민 생활, 일하는 방식, 공공 행정시스템 등 국가 사회 전체를 변화시켰다. 이러한 스마트 혁명은 스마트 비즈니스, 스마트 라이프, 스마트 워크, 스마트 정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단말제조사·이통사 변화 촉진

작년까지만 해도 해외에선 이미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확산 추세였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이웃나라 불구경 하듯 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굴지의 휴대폰 제조사들도 스마트폰 활성화에 대해 회의론이 강했다.

그러던 와중에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왔다. 마니아들은 아이폰을 구입하기 위해 밤샘하며 줄을 서기도 했다. 초기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얼리어뎁터의 행동이라고 폄하하기도 했고,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란 반응도 나왔다. 결과는 의외였다. 아이폰 도입 1년새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출시 4개월만에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했고, 9개월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선 아이폰은 올해 11월 현재 162만명이 가입했다. 하루 평균 4000명 이상이 가입한 셈이다. 또 아이폰이 촉발한 스마트폰 열풍으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수는 올 10월 기준 약 570만명으로 아이폰 도입 전에 비해 12배가 증가했다. 국내 전체 휴대폰 가운데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아이폰 도입 전 3% 미만에 불과했으나 10월 기준 약 40% 수준으로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를 출시하면서 맞대응했다. 스마트폰 대응이 늦었던 LG전자는 임기중이던 CEO까지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동통신사들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구축한 망에서 독자적인 솔루션과 애플리케이션만 사용할 수 있도록 폐쇄적인 운영체계를 유지했다가 돌아섰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앱스토어 등 콘텐츠·소프트웨어 유통체계가 혁신됐고, 콘텐츠-플랫폼-단말을 아우르는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했다.

◇스마트 비즈니스 등장

아이폰 도입 이후 전통산업과 IT산업의 융합이 촉진돼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창출하는 `스마트 비즈니스`가 급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모바일뱅킹 이용자는 올 3분기에 100만명을 넘어 137만명에 달하며, 이용건수는 전분기 대비 약 370%(105만건), 이용 금액은 약 300%(483억원) 증가했다(한국은행 발표자료).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글로벌 오픈마켓 진출 등으로 2009년 대비 올해 5.8% 성장했다. 오는 2012년에는 36.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도 2009년 대비 올해 31% 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일상 생활 정보를 활용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스마트 라이프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정보를 이용하게 됨으로써 무선데이터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 1인당 월평균 스마트폰 트래픽은 271MB로 글로벌 평균(85MB)의 3.2배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또 트위터·페이스북 등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방문자수는 전년 대비 평균 350% 증가하는 등 SNS를 통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확산되고 있다.

또 아이폰 도입은 모바일 오피스, 이동형 사무실 구현으로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꿈으로써 본격적인 스마트 워크 시대를 열었다.

대우건설이나 세브란스병원 사례와 같이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대학·병원 등 다양한 업종에서 운영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오피스 구축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스마트 워크 본격 도입시 2014년까지 4조8000억원의 연관 시장을 창출하고 중소기업의 인력유치 및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공부문에서도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시공간 제약없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정부가 실현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기반의 정부 서비스 한계를 극복해 공공 서비스 수혜 지역이 확대되고 서비스 접근성이 향상됐다. 이밖에도 위치정보, 기상정보 등 공공정보 공유를 통해 산업적 파급효과가 크고 국민 체감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공공서비스가 지속 개발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 주도권 잡아야

이처럼 아이폰 보급 이후 스마트폰이 가져다 준 변화는 크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IT 강국인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점차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의 핵심 플랫폼인 운용체계(OS)는 애플과 구글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앱스토어 경쟁도 국내 기업들이 밀리고 있다. 모바일 광고 분야에서도 애플과 구글의 선점효과가 뛰어나다. 이에따라 우리 기업들이 앞설 수 있는 새로운 선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이동통신사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통합 앱스토어 구축이나 KT의 3W(WCDMA·WiFi·WiBro) 네트워크 전략, SK텔레콤의 서비스플랫폼 선도전략, 삼성전자의 바다 OS 등에 거는 기대감도 크다"면서 "향후 1∼2년내 본격화될 스마트TV 시대에서는 국내기업들의 선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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