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 모 씨의 승용차는 도요타 문제의 시발점이 됐던 렉서스 ES350이다. 안전 문제야 미국 공장이 아닌 일본에서 생산된 차라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이제 그의 고민은 중고차 가격이다.
도요타 대량 리콜 사태 이후 중고차시장에서도 도요타, 렉서스는 더 이상 보증수표가 아니다.
◇ 렉서스 중고 가격 얼마나 떨어졌나..50만원에서 많게는 330만원↓
특히 유럽 브랜드인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이 가격 하락없이 강보합세를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렉서스의 가격 하락은 도요타 리콜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중고차 전문 사이트 카즈와 함께 렉서스 중고차 시세를 분석해봤다. 먼저 IS250모델은 도요타 리콜 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지난 달 11∼20일, 사태 이후인 이달 1∼4일 사이의 가격을 비교할 경우 50만원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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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350의 경우 2008년 등록 모델은 50만원, 2006년 등록은 90만원 정도가 하락해 각각 3360, 4620만원 선에 거래됐다.
지난해 2371대가 팔리며 전체 수입차 판매 순위 2위에 랭크 됐던 렉서스 ES350도 예외가 아니었다. 2006년, 2008년 등록 모델 모두 40만원 떨어져 거래가는 각각 4600만원, 3360만원선이었다.
차의 체급이 클수록 낙폭도 컸다. LS460 2007년 등록 모델은 330만원이 떨어져 7470만원에, SUV인 RX350 2007년 등록모델은 100만원 하락한 408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혼다의 어코드 3.5, CR-V 등 40만원 가량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요타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렉서스 IS와 비교되는 BMW 3시리즈 2009년 등록 모델이 3900만원선, 렉서스 GS등과 비교되는 5시리즈는 5400만원 등으로 가격 등락이 거의 없었다.
박성진 카즈 마케팅담당은 "일본에서 들여온 렉서스는 품질 결함이 증명된 게 없는 상황이지만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며 "BMW 3·5시리즈, 벤츠 E350 등은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유독 렉서스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병행수입 `캠리` 거래 `뚝`.."유럽 브랜드로 다시 알아봐주세요"
수입차 전문 중고차 시장인 서울오토갤러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도요타가 상륙하면서 렉서스도 덩달아 찾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문의전화도 30%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병행 수입된 `캠리`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도요타 상륙으로 캠리의 대기수요가 길어지자 병행 수입된 캠리는 중고차 시장에서 연말까지만 해도 없어서 못 파는 효자상품이었다.
오토갤러리 관계자는 "병행수입 캠리는 이제 파리 날리는 수준"이라며 "미국에서 들어온 물건이라 사고가능성 때문에 아무리 찾는 이가 없다"면서 볼멘 소리를 쏟아냈다.
또 다른 수입차 중계상은 "병행수입 캠리나 렉서스 차종을 가계약까지 해놓고 도요타 사태가 터지자 취소하고 유럽차로 다시 알아봐달라는 고객까지 있다"고 말했다.
박성진 카즈 마케팅 담당은 "국토부 중간조사 결과 한국산 부품은 미국과 소재와 장치가 달라 안전하다고 했지만,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진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도요타 측은 "미국에서 병행 수입된 캠리에 대해, 가급적 빠른 시간내에 무상수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고객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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