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시장 드라이버로 작용해 온 수출주가 높아진 가격부담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환율 하락효과를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 종목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는 것.
다만 환율이 추가로 가파르게 떨어지기보다는 어느 정도 속도조절 양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 트레이딩 전략으로 유효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안팎 호재로 환율 일주일새 100원 `뚝`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말 이후 본격적인 하락세를 타며 1250원선을 테스트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경기위축세가 둔해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경기바닥 기대가 높아졌고, 이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의 대규모 매도로 이어졌다.
여기에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월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밖에서 벌어들이는 달러가 불어나면서 환율 하락압력을 가중시켰다. 아울러 먹성 좋게 우리나라 주식을 빨아들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자금도 달러 공급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달까지만 해도 1350원을 중심으로 오르내리던 환율은 순식간에 100원이나 뚝 떨어졌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원화절상 속도가 다른 나라 통화보다 지나치게 빨랐으며 6월에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채권 만기가 집중 도래한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환율은 중기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외환유동성 공급과 경상수지의 큰 폭 흑자 등을 반영해 달러-원 환율은 레벨다운을 시도할 것"이라며 "다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ECB 통화정책 방향, GM 처리문제 등을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수출주 `차익실현` + 환율 수혜주 `비중확대`
환율이 생각보다 빠르게 아래로 내려오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예민한 대응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지속됐던 원화 약세와 업종내 우월한 경쟁력을 토대로 증시를 이끌었던 수출업종은 고전하고 있는 반면 환율 하락으로 직접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항공과 철강, 정유, 음식료 업종이 강세 바통을 이어받고 있는 것.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은행주와 건설주 등 내수주와 중국 관련주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는 반면 지난달 급등세를 주도했던 IT와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들은 조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종목별로 적절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종혁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환율이 1300원을 하향 이탈하고 엔-원 환율도 급락하면서 IT와 자동차 등이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라며 "원자재 수입비용을 줄일 수 있거나 파생손실, 외화부채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이 이미 빠르게 낮아졌기 때문에 추가로 큰 폭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IT나 자동차 업종에 대해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