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1억5000만원을 대출받을 때만해도 우대금리로 연 4.7%의 이자율이 적용, 한 달에 58만7500만원의 이자만 내면 됐다. 그러나 이달 적용되는 대출 금리는 7.54%. 그가 내야 하는 한달 이자는 94만2500원으로 늘었다. 이자 부담만 60%가 늘어난 셈이다.
그가 받은 대출은 3년거치 12년상환 방식 상품이어서 다음 달부터는 매월 104만원 가량의 원금도 함께 상환해야 해 매달 200만원 가까운 돈이 월급에서 빠져나가게 된다. 일찌감치 집을 마련해 친구들 사이에 부러움을 샀던 김 대리지만 이젠 속이 타들어간다.
◇8% 넘어선 주택담보대출 금리
은행 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의 한숨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 달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급등세를 타며 주택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변동금리부 대출 금리도 두달 넘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택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지난 5월중순 5.37%에서 지난 주말(14일) 5.79%로 석달 사이 0.42%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집값은 떨어지고, 팔리지도 않고"
대출자들의 고민이 더욱 커지는 것은 지난해 이후 주택시장 안정세로 거래가 쉽지 않고,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 하락세도 크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송파, 강동, 분당 등에서 지난 2006년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은 이자 부담 탓에 집을 팔려 해도 `손절매`를 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송파구 일대는 재건축 투자를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이 많다. 이 가운데는 최근 `역(逆)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진퇴양난에 빠져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얘기다. 세입자를 들이려면 전셋값을 깎아줘야 하는 데다 오른다던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에서는 최근 주변에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넘쳐 세입자를 구하기도 힘들어진 탓에 매입가격보다 싼 값에 집을 내놓는 집주인들까지 생기고 있다. 2년전 매입가격에 판다고 해도 그동안 이자 낸 걸 고려하면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지만 그 값에도 사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주공5단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자 부담이 커졌더라도 집값이 오르면 집주인들이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집값이 오를 기미가 없으니 이젠 처분하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매수대기자들도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에 거래는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