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경력의 베테랑 증권맨이 뱅커로 변신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홍춘욱 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사진).
|
도대체 그는 어떤 ‘비전’을 본 것일까. “앞으로 은행은 투자은행(IB) 업무를 강화할 겁니다. 기업들의 환율, 금리 리스크에 대한 헤지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은행의 IB영업에서 윤활유와 같은 존재입니다.”
마침 국민은행은 증권사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기존 증권사를 인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증권사를 신규로 설립하든 기존 증권사를 인수하든 국민은행에는 증권업무를 잘 아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로 비교적 단순한 여신업무에 한정됐던 기업금융서비스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기업고객들은 자금관리를 넘어서 리스크 분산과 관리를 원한다. 외화조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리와 환율 변동 위험을 일정 수준으로 제어하는 것은 기업금융의 기본이 된 지 오래다.
이 과정에서 이코노미스트의 역할은 핵심적이다. 국내외 거시경제 전망을 바탕으로 금리와 환율 변동에 따르는 위험을 잘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고객과 금융회사의 IB 업무를 매개하는 첨병인 셈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은행 이코노미스트라는 직함이 낯설다. 그렇지만 씨티은행이나 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는 해당 은행의 경제전망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사실 증권계에서는 이미 국내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1993년 금융연구원 시절까지 포함하면 14년 동안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를 맡아 국내외 경제분석은 물론이고 스트래티지스트로 맹활약했다. 2000년에는 정량분석과 경제분석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 반열에 올랐다.
증권맨에서 뱅커로 변신한 홍 이코노미스트가 국내 대표 이코노미스트로 발돋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