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한국경제 상황과 함께 지난 3년간 급등락하고 있다고 홍콩의 경제주간지인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FEER)이 최근호에서 지적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지난 99년 벤처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강남 일대의 사무실은 하나둘씩 임대되기 시작했으며 곧 빈 사무실을 찾기 어려워졌다. 경제위기때 건물 임대률이 30% 정도에 지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커니 글로벌의 부동산 어드바이저인 피에트로 도란은 "사람들은 벤처 기업들이 사무실을 채워 줄 것으로 기대하며 건물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는 여지 없이 무너졌다. 벤처 거품이 터지면서 많은 신생업체들은 도산하기 시작했고 사무실 임대 시장에서는 빈 사무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의 3대 경제지역인 도심과 여의도, 강남지역의 빈 사무실이 전체의 약 12% 가량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 중간 정도수준의 빌딩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입주자의 이윤폭이 줄어들며 임대료에 부담감이 느껴지는 상위권 빌딩에도 곧 빈 사무실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오래된 건물의 건물주들은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임대료가 인하되고 거주자들이 더 좋은 임대 조건과 건물을 찾으면서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상업지역 뿐만 아니라 거주지역도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60년대 초반부터 80년대 말까지 서울지역에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부의상징 이였다. 그러나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주택 구매를 연기하고 결국 아파트의 과잉공급 상태가 초래됐다.
프라임어프레이절의 최고 경영자인 잭 김은 "경제상황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주택 시장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서울과 서울 이외지역으로 나뉘고 있으며 서울이외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붕괴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건설 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땅값은 지난해 4분기 전분기대비 0.46% 하락했고 부산과 같은 지역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은 소유주에게는 나쁜 소식이지만 구매자와 외국인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해 3분기동안 2,432개의 부동산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들의 부동산 시장 진입은 과거 대기업들이 사적인 용도로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관행에 변화를 일으켰고 그 결과 기업들은 부동산을 투자 포트폴리오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또한 수입수준을 평가하면서 가치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같은 변화는 부동산투자신탁회사(REITs)의 탄생을 촉진시켰다. 부동산 투자신탁회사는 투자자들로 부터 자금을 끌어들여 임대하거나 매각하기전에 개선작업을 거치게 되고 발생하는 수입을 배당금 형태로 나눠갖는다. 이로 인해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서울의 핵심 부동산의 일부를 소유하게 된다.
한 전문가는 이런 형태가 한국 부동산 산업의 미래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벌이 부동산을 풀어놓으면서 부동산 산업이 변화하기 시작했으며 부동산 소유가 보편화돼 한국 시민들이 더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