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공장·마트 근로자들 일자리서 내몰린다

일시휴직 비중, 제조업 5.1%p·도소매업 4.3%p↑
10명 중 2~3명 “사업부진·조업중단으로 잠시 쉰다”
공급차질·디지털화 영향…산업 구조변화 대응 시급
  • 등록 2021-10-17 오후 4:01:03

    수정 2021-10-17 오후 4:01:03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침체됐던 고용시장이 회복하고 있지만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 비대면·디지털 관련 업종은 취업자 수가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코로나19 타격이 큰 도·소매업이나 공급망 차질 여파가 미친 제조업 등은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관련 업종 근로자들은 일시휴직에 내몰리는 등 일자리를 잃은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달말 영업을 중단하기로 한 서울 동작구 태평백화점에서 지난 5일 시민들이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12만2000명 줄어 전월(-11만 3000명)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제조업과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도 같은기간 각각 3만 7000명, 3만 4000명 줄었다. 비대면·디지털 관련 업종인 전문과학·정보통신·운수창고업 취업자수가 같은 기간 31만 9000명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직업은 갖고 있지만 일거리가 없어 쉬고 있는 경우도 많다.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일시휴직자 비중은 14.3%(5만 6514명)로 전년동월대비 5.1%포인트 늘었다. 도·소매업 일시휴직자 비중도 같은 기간 4.3%포인트 증가한 9.9%(3만 9181명)다. 지난달 전체 일시휴직자는 59만 4000여명으로 같은 기간 50.5% 급감했는데 제조업과 도·소매업 비중은 늘어난 셈이다.

반면 지난 달 취업자수가 증가 전환한 숙박·음식점업 일시휴직자의 비중은 7.0%(2만 7521명)로 같은 기간 0.6%포인트 감소했다. 공공일자리가 많이 포진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의 경우 7.6%포인트 줄어든 12.0%(4만 7085명)다.

일시휴직이란 직업 또는 사업체를 갖고 있으나 일시적인 병, 사고, 연가, 교육, 노사분규 등 사유로 일하지 못한 사람을 말한다. 사업부진·조업중단이 일시휴직의 주된 사유다. 예술·스포츠·여가업의 경우에는 절반 이상인 58.7%(4761명)에 달했다. 제조업과 도·소매업은 각각 23.0%(1만 3018명), 22.9%(8957명)를 차지했다. 취업시간 자체도 줄었다. 제조업 중 지난달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45만 6516명으로 지난해 같은달(45만 5603명)과 큰 차이 없었다.

하지만 평소 36시간 미만 일하는 근로자를 제외하고 일시적인 경우는 27만 2789명으로 오히려 5.2%(1만 3679명) 늘었다. 이중 일시적으로 일거리가 없어서(4만 7181명), 사업부진·조업중단(2만 921명)이 총 6만 8102명으로 25.0%를 차지했다.



제조업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일부 자동차 공장이 감산·휴업을 실시했고 대면 비중이 큰 도·소매업은 온라인 수요 증가 여파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도 지난 8일 정책점검회의에서 글로벌 공급망 문제의 원인을 코로나 장기와 생산·재고 부족 등으로 꼽기도 했다.

정부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관련 업종의 고용 창출과 함께 산업의 구조 전환에 대응한 정책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대면·디지털분야 등 민간 일자리 회복세를 가속화하기 위한 신산업 인력 양성, 고용 창출 등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제조업 등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사업구조개편 활성화 방안과 공정한 노동전환 지원 방안 등도 신속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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