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왕해나 기자]지난해 국내 연구개발(R&D) 투자 상위 50대 기업 중 제약·바이오기업이 8곳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전기기업 수에 비해서는 적지만 자동차기업 수와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제약·바이오업종이 다른 업종들과 비교했을 때 매출 규모가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눈에 띄는 결과다.
|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 상위 50대 기업 중 17위를 차지했다. 제약·바이오기업들 중 가장 높은 순위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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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2019년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 스코어보드’를 분석한 결과, 상위 50대 기업 중 제약·바이오기업은 셀트리온(17위), SK바이오팜(27위), 한미약품(29위), 유한양행(34위), 대웅제약(36위), 녹십자(39위), 삼성바이오에피스(43위), 종근당(45위)이었다. 종근당이 2018년 52위에서 지난해 50위 안으로 진입하면서 총 8곳이 됐다. 이는 전자전기기업 12곳, 자동차기업 9곳에 이어 세 번째다. 중공업 및 방산기업 5곳과 정유 및 화학기업 3곳에 비해서는 많았다.
R&D 투자 상위 50대 기업들 중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비용 증가율을 살펴보면 다른 업종보다 크게 두드러졌다. SK바이오팜은 2018년과 비교해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45%, 한미약품은 11%, 유한양행은 23%, 대웅제약은 21%, 종근당은 28% 늘면서 8곳 중 5곳이 증가율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구개발비 증가율이 10%,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7%와 6%였다.
물론 연구개발비 금액을 단순 비교하면 다른 업종보다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를 보면 셀트리온 29%, 한미약품 19%, 유한양행 9%, 대웅제약 14%, 녹십자 11%, 삼성바이오에피스 13%, 종근당이 13%였다. 삼성전자(9%), LG전자(7%), 현대차(3%)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뛰어넘었다. 특히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1239억원보다도 많은 1845억원을 연구개발에 들였다.
업계는 제약·바이오업종이 기술집약적인 업종인만큼 연구개발에 많은 힘을 쏟는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연구개발비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제약·바이오업계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전 산업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연구개발 투자규모는 매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