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의 라면 사랑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76개로 전 세계 1위다. 적어도 5일 중 하루는 라면을 먹을 만큼 라면은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이다.
친숙한 음식이긴 하지만 우리가 라면에 대해 알고 있는 건 많지 않다. 먹기만 했지 우리 삶에 가까운 라면에 대한 비밀을 생각조차 안 해본 것. 이왕이면 라면도 알고 먹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라면 연구에 평생을 바친 ‘Mr.X’가 전하는 라면의 비밀을 한 번 들어보자.
라면 개발 과정이 향수 개발 과정이 놀랄 만큼 닮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Mr.X는 “각 노트들의 역할은 제각기 다르다”면서 “탑노트는 라면의 첫인상을 좌우하고 미들노트는 혀로 느끼는 맛, 바텀노트는 라면의 뒷맛을 꽉 잡아주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미엄 짬뽕라면의 경우 탑노트로 불맛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짬뽕라면의 강한 불맛에 소비자들이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터디셀러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바텀노트가 중요하다. 강렬한 탑노트로 첫인상을 사로잡을 수는 있겠지만 향의 메인테마이자 깊이를 좌우하는 바텀노트 없이는 스테디셀러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텀노트가 곧 라면의 맛이다.
Mr.X는 “이같이 라면의 바텀노트를 찾기 위해 라면 개발자들은 매번 고민하고 있다”며 “라면 업계 ‘샤넬5’ 같은 신라면이나 진라면을 만드는 게 이 업계의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