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또 난기류)①더블딥으로 미끄러지는 美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
점점 가시화되는 경기후퇴..부양 기대 적어
  • 등록 2011-08-19 오전 11:04:32

    수정 2011-08-19 오전 11:04:32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최근 한 주간 잠잠했던 글로벌 증시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경제부진과 유럽 재정위기 등 매번 같은 재료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마저 제기되고 유럽 은행들의 신용경색 우려가 부각되는 등 악재가 갈수록 세를 불리며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은 또 다른 경기후퇴(recession) 우려를 다시 고조시켰다.

필라델피아 제조업경기지수가 지난 2009년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제조업 경기 하강 우려를 높인 것. 한 주 전 발표된 뉴욕 연준의 제조업 지표 역시 이미 제조업 부진을 시사한 바 있다. 실업수당청구건수 역시 증가했고 7월 기존 주택판매 규모도 줄어들며 고용과 주택시장 회복 모두 요원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근 50년 만에 처음으로 2%를 밑돌며 부진한 경제 상황을 대변했다. 국채금리 급락은 최근 수주 간 더욱 심화했다. 특히 잠시나마 1%대로 국채금리가 떨어지자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는 더욱 증폭됐다.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1%대에 지속적으로 머물고 있다.

▲ 美국채 10년물 금리 추이(출처:CNN머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낮아졌다.
여기에 7월 소비자물가(CPI)가 4개월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난 것도 시장에는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에너지와 식품가격 상승이 크게 작용하긴 했지만,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 특히 7월에는 원유나 상품시장 전반이 글로벌 경제둔화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이들 물가는 계속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앞서 발표된 생산자물가(PPI)도 높게 나오면서 경기침체 속에서 물가마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또 다른 경기후퇴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이 같은 우려는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미국 경제의 부진이 식료품과 유가 상승이나 일본 대지진 영향 등 일회성 요인 때문으로 치부된 것과 달리 하반기 경제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도 점차 증발하는 모습이다.

윌리엄 더들리 연준 이사는 "경제 부진이 일회성 요인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여 경제 회복 속도에 대한 기대를 낮췄다"고 밝혔다. 전날(18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한 모간스탠리도 미국이 또다른 경기후퇴가 임박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월간 조사에서 응답자들 가운데 13%만이 경기후퇴가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지만 30% 가까이 내년 경기후퇴를 전망하며 한 달 전 17%에서 크게 높아졌다. 또 이들 가운데 10명은 경기후퇴 확률을 40% 이상으로 높게 봤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내달초 고용창출 등을 위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예정이고 연방준비제도(Fed)의 3차 양적 완화 가능성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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