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대 성수기인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이 막바지에 접어 들고 있지만 매출실적이 당초 기대에 못미쳐 우려와 기대가 크게 교차하고 있다.
연말 소비심리를 가늠하는 크리스마스 직전 주말이었던 지난 주말의 쇼핑실적은 유통업체들의 대대적인 할인경쟁에도 불구하고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AP통신은 `매장은 붐볐지만, 매출은 별로 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기회는 한 번 더 남아 있다. 올해는 공교롭게도 크리스마스 이브가 토요일에 걸리면서 한번의 주말 특수를 더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토요일에 걸린 것은 1994년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고 있는 상품권이 이 기간에 소비될 것으로 보여 유통업체들은 기대감을 잔뜩 높이고 있다.
◇지난 주말 매장은 붐볐지만 매출은 `실망`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려는 발길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의 매출실적은 추수감사절 이후 지속되어온 실망감을 해소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수준이었다.
시장조사기관인 NPD그룹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마샬 코헨은 “견실한 주말이었지만, 재고를 떨어낼 정도는 아니었다”며 “그러나 아직 연말 쇼핑시즌이 더 남아 있기 때문에 크게 당황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의 판매실적은 여전히 명암이 엇갈렸다. 할인점과 전자제품 매장이 대부분의 소비자를 끌어들인 반면, 쇼핑몰 입주 업체들은 전체적으로 실적이 들쭉날쭉한 가운데 고급매장만 지난해 보다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
◇연말특수 실종 우려..11월부터 매출부진 지속
11월 추수감사절부터 시작된 올해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당초 기대를 밑돌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흑자로 돌아선다는 의미에서 `블랙 프라이 데이`로 불리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의 금요일을 포함한 첫 주말매출부터 실망의 연속이다.
미국내 소매점 4만개 이상의 매출실적을 조사하고 있는 쇼퍼트랙 RCT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쇼핑몰의 주간 매출이 12월 10일까지 평균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제쇼핑센터협회(ICSC)가 이 달초 조사, 발표한 65개 소매업체의 11월 동일점포 매출은 평균 3.5%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3.5~4%에 겨우 턱걸이를 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적극적인 할인행사를 유통업체에만 손님이 몰리고, 고급 백화점 등은 성장이 둔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크리스마스 왔다..이번 주말 `마지막 승부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통업체들은 이번 주말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전문가들도 쇼핑센터가 지난 주말에 올 연말 들어 가장 붐볐지만, 이번 주말에는 더욱 붐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이브가 1994년 이후 11년 만에 토요일에 걸려 주말에 쇼핑인파가 자연스럽게 매장에 몰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유태교 명절인 하누카(봉헌절)도 예년 보다 늦어져 크리스마스 뒤에 시작되기 때문에 이번 주말은 크리스마스 특수와 하누카 특수가 겹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ICS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니미라는 이런 요인들로 인해 이번 주말에 마지막 피치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품권 매출과 온라인 매출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연말 매출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수감사절부터 지난 16일까지 여행부문을 제외한 온라인 소비는 158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나 증가했다. 당초 예상치인 24%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연말까지 온라인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판매가 크게 늘어난 상품권 매출도 변수다. 상품권은 소비자들이 실제로 상품권을 사용하는 시점에서 매출에 잡히는데 이번 주말을 기해 상품권을 선물로 바꾸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으로 유통업계는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