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정리 김희석기자]
<편집자 주>증시 움직임을 가장 신속 정확하게 보도해온 edaily는 시장흐름은 물론 증권업계의 궁금증을 보다 심도있고 입체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edaily 증권좌담회”코너를 마련했습니다. edaily 증권좌담회는 일주일에 한차례씩 이슈가 되는 주제를 선정, 담당자들의 진솔한 얘기와 전문가들의 투자조언, 그리고 다양한 시장참여자들의 이야기를 폭넓게 다룰 예정입니다.
이번 주에는 증권시장에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는 분석전문가들을 초청, 장단기 시장흐름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경기침체와 회복의 경계선으로 인식됐던 주가지수 800선을 회복했다.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 부담과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더구나 최근의 주식시장 움직임이 과거와는 사뭇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은 전략을 짜는데 어려움이 적지않다.
이에 따라 소속 기관에서 투자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리서치 센터장 등 분석전문가를 초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다. 이번 좌담회에는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상무이사, 장만호 대한투자신탁증권 경제연구소장, 하상주 대우증권 리서치센터본부장(이상 가나다순)이 참석했고 김진석 edaily 증권부장의 사회로 지난 27일 edaily 편집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좌담회 내용을 상·하로 나눠 싣는다.
(사회)= 주가지수가 800선을 회복하면서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김한진 상무= 전반적으로 반신반의하는 분위깁니다. 제가 만나 본 상당수 시장참여자들은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기업의 수익구조가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못느끼겠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외국인들은 이러한 흐름을 짚고 선취매 한 후 일부는 이익실현하고 있는데 은행이나 보험사 같은 국내 기관들은 주식시장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업들의 실적을 볼 때 변화를 가장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기업들의 실적전망을 3개월마다 업데이트(update) 하는데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봅니다. 또 예상했던 것보다 실제 실적은 좋아져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경기회복 보다는 기업들의 수익(earning)탄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자부담이 줄고 원가부담 감소가 빠르게 반영되기 때문이죠.
▲장만호 소장= 장기비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해도 영업 직원들의 움직임은 여전히 더딥니다. 최근에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는데 "주가지수가 5개월간 70% 상승했는데 그기간 동안 하루라도 확신을 가진적이 있느냐"고 되묻고 "지금 매수하는데 부담이 되면 앞으로 1000포인트가 돼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독려했습니다.
▲하상주 이사= 부담을 느끼고는 있지만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사실입니다. 6개월 전과 비교해보면 확연합니다. 당시만해도 구조조정이 제대로 됐나 안됐다를 가지고도 말이 많았잖습니까? 그렇지만 이제 이러한 것에 대해서 논란 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최근 공기업 노조가 구조조정에 반대해 파업을 벌이고 여파로 철도운행이 중단됐어도 투자심리가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인식이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회)= 이번 상승국면의 지수흐름 살펴보면 지난 10월에 500선, 11월 600선, 그리고 올 1월에 700선을 넘어서더니, 2월말에는 800선마저 넘었습니다. 너무 가파른 것 아닙니까.
▲김한진 상무= 우선 "큰 폭의 조정"을 조정 답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버려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94년 11월부터 8개월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국내에서도 86년초에 6번 연속 월봉으로 양선을 그렸습니다. 패러다임이 바뀐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기록을 깨지 못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짧게 조정을 받으면서 손바뀜이 된다면 부담 없습니다.
▲장만호 소장= 과거의 잣대로 본다면 대세상승국면이 상당히 진행돼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지만 한국 증시가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세상승의 초기국면으로 이해됩니다. 조정이 없다는 것이 부담일수 있지만 ‘기다리면 매수할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인식을 낳고 있습니다. 즉 투자자들이 조급함을 느끼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도해도 대기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는 것입니다.
한국기업에 대한 재평가 인식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가파른 상승세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기업들의 ROE(자기자본 이익률)이 올해 15%에 가까워 선진국 수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반면 PBR(주당순자산가치)는 절반밖에 안됩니다. 제값을 받으려면 지금의 두배는 돼야 한다는 겁니다.
▲하상주 이사= 주식시장이 급등세를 보였지만 아직도 다 왔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내증시나 기업의 주가가 선진국이나 경쟁기업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여전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깔려있기 때문에 대기매수세가 조정의 기회를 주지 않는 거죠.
(사회)= 과거 1000포인트를 넘었설 때의 과정과 비교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어떤 부분입니까.
▲하상주 이사= 우선 기업들이 질적으로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업력이 10년이 넘는 기업들의 재무구조나 자금흐름을 분석해 보면 뚜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돈이 있으면 일단 투자를 결정하고 나중에 부채를 줄이는 양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IMF를 거치면서 현금흐름을 중시하게 됐고 차입금을 줄이고 어느 정도 현금을 확보해둔 상황에서 투자를 합니다.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효율이 높아진 점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즉 자금과 영업 양쪽에서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습니다. 이는 주당순이익 즉 PER이 높아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우량한 기업들은 PER 20배를 적용한다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장만호 소장= 산업전반의 구조가 달라졌다는 점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수출위주에서 내수가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가 있습니다. 수출과 내수의 균형뿐 아니라 신경제와 구경제가 나란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다원화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한국만큼 산업 균형을 갖춘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한국경제에 대해 디스카운트(discount)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프리미엄을 줘야할 것입니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점입니다. 외국인들의 국내주식 비중이 4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블루칩의 경우에는 대주주의 지분율을 훨씬 앞서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지분이 이정도로 높은 나라는 국제적으로도 드뭅니다. 외국인들의 지분율이 높다는 것은 경영자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사회)= 그렇다면 외국인의 블루칩 비중이 높아진데 따라 추가 매수여력은 한계를 보일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한진 상무= 최근에 외국인들이 핵심블루칩을 중심으로 차익을 실현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라고 봅니다. 근본적으로 수급은 펀더멘털을 따라온다고 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외국인들은 특히 장기투자가의 경우 한국시장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은 여전히 성장모멘텀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채권에 대해 여전히 과매수(오버웨이트)된 부분도 긍정적입니다. 금리의 추가하락 가능성이 적기 때문입니다. 금리와 ROE수준 등을 감안할 때도 주식에 대한 매력이 높습니다. 보유비중이 높다고 블루칩 매수에 한계를 느낄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펀더멘털만 개선된다면 수급의 문제는 부담이 될 수 없습니다.
<좌담회 내용은 하편으로 이어집니다>